고려, 옛 은적사지에 낭랑한 염불소리
고려, 옛 은적사지에 낭랑한 염불소리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7.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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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은혜사

북병산 구천계곡 음지골에 염불소리가 낭랑하다. 고려시대 ‘은적사’ 절터에 자리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은혜사, 이곳 주지 일공스님(김방호 스님)의 중생구제를 위한 참회(懺悔) 소리다.

신현읍 삼거리 일운면쪽 산모퉁이를 돌아 우연히 오솔길로 접어들면 그곳이 바로 은혜사다. 가는 가을, 세월을 재촉하는 산사의 하루는 염불로 시작해 염불로 끝이 난다.

오랜 친구처럼 격이 없는 일공스님, 아침 공양을 마치고 10마리가 넘는 염소의 먹이를 챙기기 위해 염소 뒤를 따르다보면 어느새 산중턱에 이르고 토란이며 고구마며 뒤늦은 가을걷이를 하다보면 어느 새 또 하루가 깊어 간다.

지난 2001년 8월, 부처님의 계시에 따라 이곳 음지골을 찾은 일공스님, 백일기도를 마치고 토굴생활을 시작하면서 불사도 시작됐다. 

표고버섯 건조장과 잡초만이 가득했던 이곳은 어느새 향내음이 흐르고 타는 촛불에 세월의 흔적이 쌓여가는 웅장한 산사로 탈바꿈했다.

대웅보전(大雄寶殿)을 비롯해 지장전 건립에 이어 약사여래불상, 용왕단, 산신각 건립계획까지 꿈꾸고 있는 이곳, 이제 신도 수도 5천명을 넘어서 명실상부한 사찰로 우뚝 섰다.

꾸밈새 없는 스님이 좋아, 바람소리 물소리 다정한 음지골이 좋아 늘어나는 신도들, 요즘은 가는 가을이 아쉬워 산사를 찾는 발길이 잦다. 은혜사는 붉게 타는 단풍, 흐르는 물소리, 떨어지는 낙엽소리, 낭랑한 염불소리가 전부다.

열반에 드는 그 날까지 중생구제와 득도(得道)에 정진하겠다는 일공스님, 그는 인심도 후하다. 나그네나 신도가 따로 없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공양 한 그릇 하고 가세요”가 인사다.

이같은 베품 때문인지 이곳 산사는 날로 번창한다. 특히 최근에는 부처님의 자비 때문인지 이곳 음지골은 웅비(雄飛)의 깃을 펴고 더 넓고 큰 웅지(雄志)를 틀고 있다.  

우리나라 특정 기업이 이곳을 우리나라 유수(有數)의 관광 사찰로, 또한 중생구제를 위한 심신수련의 불교도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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