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공날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산사태와 폭우 등 자연재해로부터 입주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옹벽까지 파손되면서 사등면 경남아너스빌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남아너스빌 입주민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6시께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 창문을 열어보니 아파트 정면 옹벽 일부가 무너진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께가 돼서야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한 시간 뒤인 오전 8시에도 한차례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입주민 임모씨는 "파손이든 붕괴든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만 있었어도 불안감이 조금은 해소됐을 것"이라면서 "지난 5월 토사유출 이후 입주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는데 누구도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건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안전부터 확보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공사인력은 5명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주민 A씨 역시 "파손 사고 전부터 옹벽으로 마감이 된 사각형 판넬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다"면서 "불안해서 집밖을 제대로 나갈 수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의문은 경남아너스빌 조합 측에서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조합원 간담회 개최 사유에는 '본래의 안전한 옹벽시공 목적에서 벗어나 부실시공으로 보이는 문제를, 재시공으로 정확히 시공하지 않고 왜 다른 방법으로 보완 시공해야 하는 이유'가 지적돼 있다.
또 이날 파손된 옹벽에 대해서도 '조합집행부에서는 보수를 하면 문제없다고 하지만 다른 업체에서는 옹벽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는 상반된 의견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준공 전 조합원 요청으로 임시사용 승인허가를 낸 거제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해 거제시 김양두 해양관광국장은 "이번 사고는 '옹벽 붕괴'가 아닌 구조물이 탈락하면서 일어난 '옹벽 파손'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난 5일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토사물이 흘러내리면서 빈틈이 생겨 구조물이 탈락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또 "바로 안전조치가 가능하지만 주말 비가 예고돼 있어 우선 천막으로 가려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주변 옹벽 정밀진단을 통해 이번과 같은 사고는 예측했지만 공사 진행에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연쇄적으로 이번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옹벽 정상부에 토압을 줄이는 공사를 진행했고 우수관을 새로 설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