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장애인식개선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장애인식개선
  • 제복자 그루터기 기자
  • 승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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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아침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버스를 타는 한 학생이 있다. 지체장애를 가진 학생이다. 단정한 모습에 표정이 무척 밝다. 주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도 천진난만한 그 맑은 표정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끔 복지관을 같이 가는 날이면 다가가서 손을 꼭 잡아주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받쳐주며 어머니가 함께 나올 때가 있다. 아들이 버스에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뒤돌아서 간다. 장애가 없었다면 대학생쯤 됐겠다 싶다. 아들을 배웅하던 그 어미의 웃음기 없는 얼굴이 자주 떠오르는 것은 그때부터다.

종합사회복지관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난 문화축제에서도 그동안 배우고 익힌 작품들을 발표하는 자리에 아이들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꿈과 희망에 기여한 주어진 역할을 나름대로 잘해내기도 했다. 조금은 서툴고 당황해 할 때마다 지켜보던 가족들은 더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순수한 아이들을 보며 내내 목까지 차오르는 먹먹함을 느꼈다. 연신 "잘했다, 정말 잘했다"며 박수를 치고 또 쳤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작품 하나하나는 신체적 장애를 넘어 얼마나 큰 노력 끝에 온 결과인지 알기에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숙연했다. 또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이들의 글들을 보면서 그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장애인 그들을 보며 나의 가슴에 사랑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한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아이들은 상대의 웃는 모습을 보며 따라 웃기도 하고 슬플 땐 울 수도 있는 똑같은 인격체다.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흥미를 찾아보거나 적성을 탐색하기도 전에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우리 비장애인들의 편견인지도 모른다.

이제 그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서 보듬어주고 응원하면서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장애인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애인 그들은 어쩌면 나의 가족·이웃·친구·내 자신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해 보이는 사람도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마음에 장애를 더 심하게 앓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건강한 것에 대해 감사함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이제 그들과 함께 더불어 동등한 인격체라는 인식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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