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합운동장 보조구장서 4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진행

거친 바람에 가을단풍을 재촉하는 가랑비도 어르신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제20회 경로의 달 기념 시장기노인게이트볼대회 및 민속경연대회가 지난 25일 거제시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권민호 거제시장을 비롯한 도·시의원 및 각 단체 관계자 등 내빈과 400여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참석해 1부 기념식, 2부 게이트볼 및 민속경연대회, 3부 시상식으로 꾸며졌다.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건강한 삶을 위해 국가에서 장려하고 있는 게이트볼은 누구나 배우기 쉽고 적은 예산으로도 즐길 수 있는 운동답게 20개팀 150여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비바람과 쌀쌀한 날씨에도 어르신들의 얼굴에서는 대회에 임하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대회결과 1부팀 우승은 원용협 어르신 등 6명이 참가한 동부B팀이 지난해 우승팀인 화원B팀에 이어 새로운 우승자가 됐다. 준우승은 거제팀, 장려는 동부A팀과 아주팀이 각각 차지했다. 2부팀 우승은 일운팀에게, 준우승은 둔덕팀, 장려상은 화원A팀과 대교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의 생활상과 조상들의 삶을 엿보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매년 열리고 있는 민속경연대회는 제기차기·팽이돌리기(사진)·윷놀이·신발던지기·한궁 등 5개 종목으로 펼쳐져 각 지역 대표선수 어르신들이 기량을 겨뤘다.
제기차기와 팽이돌리기 대회에서는 어르신들의 뒷짐 진 허리와 팔자걸음의 두 다리가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듯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고현팀 천세현 어르신이 제기차기에서 우승했고, 능포팀 정성문 어르신이 팽이돌리기 우승자가 됐다.
먹고 먹히는 살벌함과 쫓고 쫓기는 긴박감 속에서도 웃음이 곁들여진 윷놀이의 우승은 고현팀 이영후 어르신이 차지해 이날 최고의 말몰이꾼이 됐다.
신발던지기에서는 하청팀 윤문규 어르신이 우승을 차지해 최고의 슛터가 됐다. 한궁에서는 이재필 어르신 등 5명이 참가한 가조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민속경연대회 종합우승은 고현팀이, 준우승 하청팀, 장려는 능포팀과 가조팀에게 돌아갔다. 대회 최우수 선수는 게이트볼 우승을 이끈 동부B팀의 원영권 어르신이 선정됐다.
권민호 시장은 대회사에서 "열정이 없어지면 빨리 늙고 건강을 잃는다"며 "어르신들은 집에서만 지내지 말고 밖으로 나와 운동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져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거제시의회 한기수 부의장은 "노년의 삶도 청년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며 "앞으로도 자연 속에서 오래된 벗들과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한노인회거제시지회 박문수 지회장은 "날씨가 흐려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오늘 참가한 모든 분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회에 임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보기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