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안길과 뒷길,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분개

"조상 대대로 이용하던 산길이 사라졌는데 마을주민한테 한 마디 말도 없었다. 주민을 무시하는 행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
마을안길과 뒷길이 마을주민들과 상의 없이 공사업체에 귀속되자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운면 소동마을(이장 신두항) 주민 50여명은 지난 25일 거제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마을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 및 호텔 건설로 인해 사라진 길을 거제시가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이날 신두항 이장은 "대대손손으로 이어져 만들어진 오솔길을 주민 몰래 거제시가 호텔 측에 팔았다"면서 "마을뒷길 농로도 주민에게 한 마디 말없이 아파트 건설 측에 넘기고는 평소 그 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통행을 막았다"고 밝혔다.
신 이장은 "각종 공사로 인해 피해 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는 못해줄 망정 일방적 행정으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시민들을 위해 움직여야 할 행정이 한 사업자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공사로 인해 옥녀봉 물줄기가 훼손되면서 지난 추석 때 쏟아진 폭우로 마을에 물난리가 났다"면서 "우수관로를 제대로 확보하고 물난리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휴일 작업중단, 아파트 건설 후 오·폐수 처리, 대체도로 건설 후 공사 진행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소동마을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도시계획과·도로과·건축과·도시개발과 등 안전도시국 소속 부서들 간 소통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한 사안 검토 후 진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을안길 매각 건에 있어 집행절차에는 하자가 없었다"면서 "매각하기 전 도로 이용상황을 수시로 확인했고 확인결과 이용하는 주민들이 없어 도로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의견청취가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주민공청회를 개최했으면 집회까지 열리진 않았을텐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