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보건소 독감예방접종, 내년부터 사라진다
저렴한 보건소 독감예방접종, 내년부터 사라진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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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건소,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만 시행…2017년도 유료접종 예산 책정하지 않아
의료사고 노출 위험 많아 폐지 주장…일부시민들 "가격 부담 우려된다"
▲ 거제시보건소가 내년부터 유료독감예방접종 폐지를 위해 2017년 당초예산에 유료예방접종약품비를 책정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지난달 4일부터 1차 무료접종이 시행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시보건소에 예방접종을 위해 몰린 시민들.

올해 유료독감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거제시보건소에 하루 최대 4221명이 몰린 가운데 거제시보건소가 내년부터 유료독감예방접종 폐지를 위해 2017년 당초예산에 유료예방접종약품비를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보건소는 의무접종대상도, 보건복지부 권장대상도 아닌 독감예방유료접종을 폐지하고 독감에 취약한 우선접종대상자에게만 해당되는 무료접종을 확대하라는 정부 지침과 단체접종으로 인한 예진 불가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어 유료예방접종 폐지를 결정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2017년도 당초예산안에 반영되며 오는 12월에 열릴 거제시의회 제189회 정례회에서 예산안 심사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시 보건소에 따르면 거제시는 올해 총 3만9484개의 인플루엔자 백신(유료 2만3204개·무료 1만6280개)을 확보했다.

무료접종은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국가유공자 본인 및 배우자·장애인 1~3급·생후 6~12개월·만 65세 이상(1941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을 대상으로 지난달 4일부터 1차 시행했다.

1951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들에 대해서는 지난달 10일부터 2차 무료접종을 시행 중에 있다. 지난 3일 현재까지 1300개의 백신이 남았다.

반면 유료접종은 2만3204개 모두가 소진됐다. 유료접종은 지난달 18일 남부·둔덕·일운면보건지소를 시작으로 시행됐다. 지난달 25일~26일 이틀 간 아주보건지소에서 유료접종을 맞은 인원은 6853명으로 파악됐다.

거제시보건소에서 유료예방접종이 시행된 첫날이었던 지난달 27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4221명이 몰려 수양동 일부 도로를 마비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시보건소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가격차 때문이다. 무료접종대상자인 생후 6~12개월과 만 65세 이상은 일반병원과 보건소 모두에서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료접종의 경우 보건소에서의 접종비용이 8000원인 것에 비해 민간 의료원은 3~4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최대 5배 가량의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우선접종권장대상자가 아닌 시민들도 싼 가격에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보건소를 찾고 있다.

거제시 오인규 보건과장은 "유료접종기간에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단체 접종으로 인한 예진이 불가능해 부작용 발생 위험이 산재해 있다"며 "보건소에서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 우선접종권장대상자는 피해보상이 가능하지만, 일반인은 피해보상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예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반 의료기관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1조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우선접종권장대상자에 한해서만 피해보상이 된다고 고지돼 있다.

실제 지난달 미취학아동 A군이 보건소에서 유료접종을 맞아 부작용으로 자반증이 발생했지만 피해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행히 A군의 상태는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과장은 "전국 보건소 254곳 중 100곳이 현재 유료접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유료접종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필수가 아닌 필요한 이들만 맞으면 되는 예방책이다. 알레르기 등의 위험성이 내포돼 있기 때문에 예진 없이 접종주사를 맞는 위험한 일을 감수하지 않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우선접종권장대상자인 생후 6~59개월 어린이 전체에 대해서도 무료접종을 위한 예산 확보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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