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악어의 눈물
  • 거제신문
  • 승인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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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에 사람을 잡아먹는 악어가 살았다. 어느 날 악어는 강가에 놀던 아기를 발견하고 덮쳤다. 이를 본 어머니가 울면서 아기를 돌려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자 악어는 이렇게 말한다. "수수께끼를 낼 테니 맞히면 돌려주겠다. 내가 이 아기를 돌려줄까? 아니면 돌려주지 않을까?"이건 참 억지다. 돌려준다고 하면 안돌려 줄 것이 답이라고 할 것이고, 안돌려 준다고 하면 돌려 줄 것이 답이라고 할 테니 어떤 대답을 해도 아기는 악어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악어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야. 나는 이 아기를 잡아먹지 않으려고 했지만 답을 맞추지 못했으니 할 수 없지. 아기가 너무 불쌍해" 악어는 아기를 잡아먹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를 두고 로마의 사학자 플리니우스가 그의 저서 '박물지'에서 이런 악어의 눈물을 참회의 눈물로 보았지만, 기실은 위선의 눈물이고 거짓의 눈물일 뿐이다.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뒤 흘리는 눈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실 이런 악어의 눈물은 과학적으로 볼 때 단순한 반사작용에 불과하다. 악어는 자기 입보다 큰 먹이를 삼킬 때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눈물샘의 신경을 눌리게 되어 마치 먹이를 먹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렇든 저렇든 눈물은 감성을 자극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개의 정치적 사건과 맞물린 사람이 언론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악어의 눈물일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던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씨가 귀국하면서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울먹인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라고 밖에는 평가할 수 없다. 국민들은 동정보다는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창조경제'란 과학의 창의력과 예술의 상상력이 상생과 통섭을 통해 새로운 문화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겠다는 야심찬 미래의 설계였다. 그런데 이 창조경제가 결과적으로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한 미르재단을 위한 밑밥이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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