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복지관 어르신, 가을 나들이
거제시복지관 어르신, 가을 나들이
  • 제복자 그루터기 기자
  • 승인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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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한자반 어르신들이 가을 야외수업을 겸한 나들이에 나섰다.

가는 세월에 희미해진 기억을 빼앗기지나 않을까 학문에 전념하며 자신을 찾아가던 어르신들은 청명한 날을 택해 가을을 즐기러 나선 것이다.

거제에서 버스가 출발할 시점에 맞춰 한자반 강사는 어르신들을 일일이 챙기면서 '부화뇌동'이라는 고전의 한 문구로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버스 안의 잔잔한 음악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고, 가을 나들이에 나선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그 누가 어르신들을 가을인생이라 말했을까? 가을은 풍요롭고 윤기가 넘치는데 말이다. 평균연령 팔십 고개. 백고개가 아직 이십년이나 남아 지금은 청춘이라 외치는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힘이 가득했다.

일찍이 서리 맞아 붉어진 잎들이 태양을 향해 마지막 푸름을 다하는 가을. 그 가을이 눈앞에 와 있었다. 곱게 물들은 가을 산속에 자리한 쌍계사를 거쳐 남원 광한루원에 들어섰다.

넓게 펼쳐진 광한루원과 완월정은 세상 사람들이 달을 벗 삼으며 즐기기 위해 한 누각으로 세워져 자태를 뽐냈다. 춘향이의 굳은 절개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사당 등 남원 광한루원은 구석구석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했다.

야외수업과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덤으로 스케줄이 잡힌 춘향 묘로 향했다. 굽어진 길을 한참을 돌아 찾은 높은 언덕에 춘향 묘가 자리해 있었다. 춘향 묘를 둘러싼 대나무는 춘향이의 곧은 절개를 대신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어르신들은 지리산 정취를 가까이에서 흠뻑 느끼며 고즈넉한 잔디공원에서 미리 준비해간 풍성한 음식으로 만찬을 즐겼다.

노랗게 물든 아름다운 은행잎을 보며 어르신들은 아직 젊었노라고, 아직은 청춘이라고 외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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