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등이 유명세를 타면서 우리 지역에서도 '섬&섬길'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이름 난 '섬&섬길'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지역주민들과 소문을 듣고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옥포동에 위치한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이 그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가는 길에 설치된 해안데크는 도심 속에서 자연과 함께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옥포항에서 출발해 두룸바위가 있는 정자까지는 1.4㎞정도 밖에 되지 않기에 어르신들의 산책로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길이만 안성맞춤이다. 곳곳에 돌출돼 고르지 못한 바닥에다, 군데군데 떨어져 옷을 기운 듯 수선해 놓은 합판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풍을 이기지 못해 삭고 떨어져 나간 옆 난간의 지지대 뚜껑은 볼썽사납기까지 하다.
게다가 갑자기 출현하는 강아지들까지. 강아지라고 부르기 힘든 크기의 중형견도 있다. 목줄도 없어 충분히 위협적이다. 산속에서 키우는 개들이 데크를 옆에 두고 이어놓은 판자를 이용해 이곳에 출몰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관리의 손길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김상수씨(72)가 그렇다. 개가 출몰할 땐 데크 울타리를 넘어가 주인을 만나 따진다.
데크 상태가 불안하고 좋지 않을 땐 곧바로 시청에 연락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관광거제를 말하는 것이 그는 싫다.
이곳에서 김씨가 제일 힘든 것이 화장실 문제다. 화장실이 있는 것도 이상할 것 같지만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화장실 사용의 불편함을 주장하고 있었다.
김씨는 "옥포항을 출발해 두룸바위 정자가 있는 곳에서 다시 돌아서 옥포항까지 가는 거리는 3㎞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길이다"고 말했다.
옷 속에서 화장지를 꺼내 보인 그는 "실제 이곳에서 많은 이용객들이 노상방뇨를 하고 있다"며 "10km 정도 되는 중간지점에 데크가 끊기는 곳이 있다. 이곳에 간이화장실을 설치한다면 이곳을 찾는 주민들이 좀 더 편해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