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심리적 부담감 느꼈던 것으로 해석
경찰·시, 별도 수사·법적절차 계획 없어

거제시장애인연합회 손모 회장이 지난 15일 돌연 사퇴했다.
손 회장은 이날 상문동 중증장애인자립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시장애인연합회 회장직을 비롯한 모든 직책에서 모두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7일 발생한 장애인연합회 A사무국장의 자살과 관련 최근 A사무국장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2건의 문서 공개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 때문으로 알려졌다.
A사무국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지난 5년 동안 장애인자립센터에 근무하면서 신경성 스트레스와 탈모·녹내장까지 감수하면서 센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손 회장의 전횡과 비리·불법·배임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05년 유료노상주차장 운영 시 손 회장이 고용장려금 일부를 착복했으며 장애 비하 발언을 하는 등 장애계 리더로서 부적격이다'고 손 회장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회견에서 손 회장은 "제 과오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고인의 유가족에게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장애인단체장·직원 및 회원들에게도 큰 실망을 안긴 점을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운영 상 의견충돌은 있었다"면서도 "내가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A사무국장의 문서내용처럼 못할 짓을 하지는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건의 문서가 발견된 A사무국장의 컴퓨터는 A사무국장이 자살한 1주일 뒤 경찰이 압수해간 상태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문서의 위조변조 여부 및 파일 복구를 위해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면서 "이번 주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유서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수사에 착수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거제시나 경상남도 장애인협회 측이 구체적인 비리증거를 제시할 경우에 수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장애인협회와 관련해서는 매월 회계보고서를 받고 있고, 손 회장의 비리라고 할 만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아 별도의 법적절차나 감사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장애인협회가 정상화 돼 업무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