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체육시설, 혈세낭비 주범으로 전락
동네체육시설, 혈세낭비 주범으로 전락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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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구 등 설치 전 객관적 수요조사 없어
일괄 관리자 부재로 우후죽순 생겨나
이용자 없는 곳 태반, 흉물로 방치돼 문제
▲ 시민건강증진을 위해 등산로와 산책길 등 지역 곳곳에 설치된 동네체육시설이 혈세낭비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설치 주체마저 다양해 관리소홀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옥포2동 옥포대첩로 인근 소공원에 설치된 동네체육시설.

지역 곳곳에 설치된 동네체육시설이 혈세낭비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시설설치 전 객관적 수요조사가 없는데다, 설치 주체마저 다양해 동네체육시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며 관리소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건강 증진을 위해 등산로와 산책길 등지에 설치된 동네체육시설은 각 면·동 조사결과 총 172개소로 확인됐다. 옥포2동과 장목면이 22개소로 가장 많았고, 사등면 21개소, 거제면 15개소, 장평동 13개소 등이었다. 나머지 면·동은 10개소 이하였고 고현동은 3개소에 불과했다.

동네체육시설의 운동기구 설치비는 1기당 300만원을 호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설치요청에 따른 규정이나 제약이 명확하지 않아 요청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한 실정이다.

민원에 의해 동네체육시설이 설치됐지만 전혀 이용되지 않고 있는 시설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노후화된 채 방치된 시설물은 흉물이라는 민원제기로 이어져 새로운 시설물 구입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과 12일 옥포동에 위치한 동네체육시설을 각 반나절씩 취재한 결과 350여명의 시민이 산책로를 지나갔지만 단 한 차례도 이용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운동시설은 이미 운동기구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였다. 동네체육시설은 주민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면 1년에 한 차례밖에 정기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시설 노후화 문제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동네체육시설 순수 설치비만 평균 1500~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설치근거는 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치 전 수요조사를 통해 입지요건과 사업진행 유무를 결정한다는 거제시의 방침과 달리 시 교육체육과에 제출된 사업계획서에는 수요조사 관련 내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사업계획서 형식이 규격화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설치근거와 이유가 설명돼 있는 사업계획서가 있는 반면 지역현황만 나열한 사업계획서도 부지기수였다.

시 교육체육과뿐 아니라 관광과·산림녹지과, 각 면·동에서도 동네체육시설 설치가 가능해 곳곳에 동네체육시설이 들어서는 원인으로 파악됐다.

주변여건을 전혀 고려치 않은 사업시행으로 옥포동의 경우 1㎞ 구간에 300m마다 하나씩 체육시설이 설치돼 있기도 했다.

시 교육체육과 담당자는 "동네체육시설의 경우 타 부서나 면·동 자체사업비를 통해서도 설치가 가능하다 보니 일괄적인 관리가 전혀 되지않고 있다"며 "일부시설은 설치 당시 허가를 받지 않았으면서도 그 관리를 교육체육과에 떠넘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골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민건강증진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절차상의 오류를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시정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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