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경남아너스빌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탓
시, 정화시설 법적하자 없어 대책 강요 못해

사곡만 일부 해안에 때아닌 적조가 발생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또 악취와 조개폐사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정화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사곡만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몇 달 전부터 바닷물이 붉은색을 띄었다"며 "그때는 태풍 때문에 일어난 일시적인 적조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고 있어 수족관 물도 교환할 수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주민 B씨는 "아침저녁으로 이곳을 지나다니는데 얼마 전부터 번갈아가면 적조현상과 녹조현상이 발견됐다"며 "10여년을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11월에 적조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해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사곡만에 발생하고 있는 적조는 원인균이 '아카시오상기니아'인 무해성 적조"라며 "적조도 식물성플랑크톤이므로 항상 존재하며 이들의 개체수가 증가하면 바닷물이 붉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폐쇄만인 진해만 전 지역에서 연중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적조발생과 조개폐사, 해안 악취 발생 등이 경남 아너스빌 아파트 입주 영향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 C씨는 "올해부터 해안가에 많은 양의 오폐수가 흘러나와 그곳에서 악취가 난다"면서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입주 전까지는 이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곡만 인근 아파트 단지 정화시설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 D씨 역시 "얼마 전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했고 저녁쯤에는 더 많은 양의 오폐수가 사곡만으로 흘러나온다"면서 "하루 종일 배출되는 오폐수 때문에 지금까지 없던 적조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D씨는 "최근에는 조개가 폐사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전했다.
거제시는 경남아너스빌 정화시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환경과 관계자는 "경남아너스빌의 경우 400톤과 470톤 규모의 아파트 자체정화시설과 60톤 규모의 상가 하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건축허가 당시 산정기준에 따라 산출된 오수량을 초과한 규모다. 지난 5월19일 수질검사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남아너스빌과 상가에 시설된 정화시설의 여유율이 예상오수량 대비 8~9%에 불과해 물 사용이 집중되는 아침과 저녁시간에는 처리용량을 초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화시설이 허가기준에 맞게 설치됐고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면 아파트 측에 추가대책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오폐수가 제대로 정화될 수 있도록 정화시설을 꾸준히 관리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