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박물관 건립사업 ‘기지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 ‘기지개’
  • 반용근 국장
  • 승인 2006.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일, 조류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 회의

윤 교수 … 남향 모처 적지로 마음 굳힌 듯
예산확보 숙제, 민자 없는 순수 시 예산 불가피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제시는 김환영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조류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를 구성, 지난 18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이 사업의 추진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업의 핵심인 조류학자 윤무부 교수(경희대)는 이미 마음속에 적정 부지를 선정했음을 시사, 향후 이 사업은 예상외의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 거제시는 지난 18일 조류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 첫 회의를 중회의실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무부 교수는 조류박물관 적지를 이미 선정했지만 부동산 투기를 우려해 밝히지 않았다.

■ 그간 추진 사항

거제시는 관광기반시설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 세계적 관광휴양도시 건설을 위해 조류박물관을 건립키로 하고 신년 초(1월 2일), 김한겸 시장과 조류학자 경희대학교 윤무부 교수간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는 2006년 1월부터 오는 2009년 1월까지(3년간) (가칭) 거제시 일원에 조류박물관을 건립하며 거제시장은 부지확보, 기본설계, 행정절차 이행, 행정지원 등 전반적인 사업 추진을, 윤무부 교수는 조류박물관 조사연구 및 개념도 구상, 개인 소장자료 등을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윤 교수는 그간 부지 물색을 위해 사등 둔덕 남부 동부 등 거제 전역을 돌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제4대 지방선거 소동에 밀린데다 ‘거제시의 미온적 태도’까지 가세,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 자문위원회의 역할

‘조류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는 위원장에 부시장, 고문 윤무부 교수, 그리고 위원 9명과 간사 1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위원회는 거제 조류박물관 건립사업 추진 방향 및 방법 설정, 부지위치 선정, 사업비 확보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다.

첫날 회의에서 위원회는 박물관 부지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빠른 시일 내 부지 물색에 나서지만 장소는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위원회는 부지 마련에 앞서 이 사업의 공식명칭, 사업장 규모 등을 우선적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윤 교수는 “지난 8개월간 거제시의 무성의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고향 거제시 발전을 위해 조류 박물관 건립은 ‘거제시의 백년대계 사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는 “이제 남은 문제는 현재까지 수집해 둔 각종 자료 정리”라고 밝히고 “이미 제자에게 모든 자료를 맡겨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교수는 그간 부지 선정을 위해 사등 둔덕 남부 일운지역 등을 수차례 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윤 교수는 “사등면 특정지역은 북향인데다 경사도가 심해 적지가 될 수 없었다”고 밝히고 “마음속에 남향인 적지를 이미 선정해 두었지만 부동산 투기 등을 우려해 밝힐 수가 없다”고 말했다.   

■ 박물관 전시 자료 충분

윤무부 교수가 소장 중인 각종 자료는 생태공원 또는 조류박물관 건립에 충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총4백3종의 새 가운데 3백2종의 새는 영상물로 제작이 돼 있으며 1백26종의 새소리도 수록돼 있다고 밝혔다.

또 58종의 텃새는 생태공원 속에서 살 수 있도록 박물관 내는 후박나무, 층층이 나무 등을 식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제시가 추진 할 조류박물관 규모는 주차장, 생태공원, 전시빌딩, 세미나실, 숙박시설 등을 포함, 2-3만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는 지난 1997년 개장한 연건평 3백30㎡의 경성대학교 조류전문박물관을 비롯, 2003년 10월 개장한 3만여 ㎡ 규모(사업비 1백43억원)의 금강조류공원(전북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 소재), 사업비 1백59억원을 들여 2004년 11월 개장한 순천만 자연 생태공원(전남 순천시 다대동) 등이 있으며 국외는 싱가포르 주롱새공원, 말레시아 쿠알라룸프르 새공원, 말레시아 페낭 새공원, 인도네시아 발리 새공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중 주롱 새공원은 면적 20만2천㎡로 토지매입비를 제외, 조성사업비만도 3백50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곳은 관람용 타워와 현수교, 어린이 물놀이 시설, 세계에서 가장 큰 새 우리,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폭포수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곳의 이벤트로 올스타 새 쇼, 맹금류 쇼, 펭귄 퍼레이드, 앵무새 쇼, 펠리컨과의 대화, 청둥 번개 경험관, 새 부화, 모이 주기 등이 있으며 전세계 25만명의 어린이 멤버들에게 잡지를 전송하고 있다.  

■예산확보, 명칭 등도 논란 예상

조류박물관 건립은 민자 없는 순수 시예산이 불가피, 예산 충당이 숙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이 사업은 성공을 확신하기도 어려운데다 적어도 1백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 열악한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의문으로 남는다는 지적들이다.

또 조류박물관 건립과 관련, 명칭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첫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윤무부 교수는 건립될 조류박물관 명칭과 관련, ‘윤무부 조류박물관’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박물관 6개가 학자 또는 연구원의 이름으로 표기, 이들 박물관이 유명 인사들의 덕을 보고 있다며 방송가는 물론 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명칭을 사용할 경우 관광명소 부각, 또한 인지도 확산이 더욱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의회를 비롯한 일부 시민들이 ‘거제’라는 지명을 배제한 명칭을 인정할지, 또한 윤 교수의 유명세를 얼마만큼 인정할지가 의문으로 남는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