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연계 방안과 고유 기능 초점 대립
전문 인력 확보 필요성 이견 여지없이 동의

거제시립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용역보고회가 지난 19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는 권민호 거제시장을 비롯해 강해룡 부시장, 임학종 국립김해박물관장, 황수원 거제박물관장, 시의원 등 20여명이 참석해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용역보고를 받았다.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재)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사장 김경성·이하 한국연구원)은 연구개요, 거제시 현황, 관련법규 및 상위계획, 설문조사 및 분석, 전시 기본계획 등을 보고했다.
한국연구원의 보고 이후 질의응답에서는 시립박물관의 관광 상품화를 주장하는 참석자와 박물관 고유 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대립했다.
강해룡 부시장은 "관광상품화를 위한 박물관 운영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전시내용을 뛰어넘어 새롭고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타 지역에 없는 또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천엽 해금강테마박물관장과 황수원 거제박물관장·김덕수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등 관광일선 관계자들도 강 부시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유 관장과 김 상임이사는 "박물관이 예산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돼서는 안된다"며 초기 컨셉과 체험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관장 역시 "평범한 전시로는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없다"며 "전문 학예사들의 의견을 수용해 재미있는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학종 국립김해박물관장은 박물관을 관광산업의 입장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임 관장은 "박물관은 관광 보다는 거제의 역사를 보여줘야 한다"며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컨텐츠 개발도 필요하지만 아날로그 방식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도 역시 "박물관을 사업화하려 하면 박물관이 가진 고유의 기능을 훼손할 수도 있다"며 박물관 관광 상품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박물관 운영을 위해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참석자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이정근 국립진주박물관 과장은 "박물관은 건립하는 것보다 유지·관리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인력에 의한 운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거제시 문화공보과장이 시립박물관장을 겸임하도록 한 박물관 조직도와 관련해 송미량 시의원은 "박물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무원이 관장을 겸임하는 것보다는 전문인력을 영입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 시장은 "박물관은 전문가가 운영해야 한다"면서 "학예사와 연구사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기본계획 수립에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거제시가 고품격 문화예술도시 조성을 위해 2014년도부터 추진 중인 거제 시립박물관 건립은 2018년 4월 착공해 2020년 1월 준공, 같은 해 8월 개관을 목표로 둔덕면 방하마을에 들어선다.
국·도비를 포함해 모두 96억34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6796㎡의 부지에 연건평 3000~4000㎡ 규모로 만들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