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생 감염 등 실태 파악 오리무중
학부모 "명확한 판단 위한 자료 필요"

전국 초·중·고에서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경남도교육청과 거제시교육청에서 '객관적 비교 불과'와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지역별 독감 확진·의심환자 학생 수를 밝히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질적 확진 학생 수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현재 거제지역 학생들의 독감 실태도 오리무중이다.
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경상남도 지역 초·중·고 학생 독감 확진환자는 2458명이다. 이는 지난 19일 1376명 대비 78.3%나 급증한 수치다.
독감 의심환자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던 지난 16일과 비교했을 경우 의심 환자까지 합치면 3310명으로 5일 사이에 793명에서 4.1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19일 독감 유행에 따라 각 학교에 예방관리와 대책 방안에 대한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독감 의심 학생이 발생할 때 곧바로 파악해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감염학생에 대해서는 의사소견에 따라 등교 중지를 하거나 학교별로 환자 발생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정상수업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면 학교장의 재량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해 조기방학을 실시하도록 했다. 등교중지는 학교보건법 제8조에 따라 결석에 해당되지 않는다.
거제교육지원청(교육장 김범수)은 오는 26일부터 30일 사이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방학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사일정을 조정할 만큼 거제지역에서 독감 환자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증가한 것은 맞다"면서 "수업에 지장이 있을 만큼 다수의 아이들이 독감 확진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교별로 확진 확인 시 등교중지를 이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지역 초·중·고 학생의 현재 독감 확진 학생 수와 등교 중지 학생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파악되고 있는 학생 수가 정확한 수치도 아니고 매년 학생 수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분석을 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아니다"면서 "아이들 건강 문제에 있어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시·군 별로 정확하게 파악해서 바로 보고를 올리는 곳이 있는 반면 누락되는 경우도 있어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거제시가 상대적으로 독감 확진 학생 수가 많아 보일 수 있다"면서 "본청과 시교육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학부모 김수영씨(39·상문동)는 "면역력이 약한 둘째만 예방접종을 맞았는데 중·고등학생인 다른 두 아이도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서 "현재 아이들 학교에 몇 명의 확진·의심 환자가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민감한 반응이 나오면 피곤해질 것을 알고 당사자들이 숨기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