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안전사고 발생 우려…시 "당장 회수 어렵다" 뒷짐

태풍 차바로 인해 파손된 가드레일이 안전사고 위험에도 불구하고 3개월째 방치돼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바다에 빠진 채 회수되지 않은 고가의 가드레일은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바닷물과 찬바람을 번갈아 맞으며 서서히 부식돼가고 있어 행정의 안일함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세수가 대폭 줄어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에 불과한 연간 사업조차 예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고가의 자재를 장기간 방치해 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이다.
사곡만 옥성삼화아파트에서 사곡요트장 옆 인라인스케이트장까지 구간에는 추락방지용 가드레일 430여m와 펜스 130여m가 설치돼 있었다.
지난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60여m 구간 가운데 가드레일 180여m, 펜스 120여m가 완전 유실되거나 파손돼 이 곳 해안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안전사고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 A씨(58)는 "매주 몇 번씩 사곡만을 따라 조깅을 한다"면서 "태풍 차바로 파손된 구간을 지날 때마다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 얼마 전에는 산책로 변에 방치된 가드레일 때문에 다칠 뻔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장 복구할 수 없다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 정도는 해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 B씨(72)는 "태풍으로 파손된 가드레일 상당수가 수개월째 바다에 빠진 채 방치돼 있다"며 "멀쩡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수거한다면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들이지만 거제시는 3개월째 바다 속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B씨는 "경기불황으로 시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지만 공무원들은 현재 상황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가드레일 시공 방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주민 C씨는 "산책로에 고정돼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이 원형 그대로 분리되면서 가드레일이 파손됐다"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제대로 고정돼 있었다면 가드레일 또한 유실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후 피해상황을 파악하는 단계에서 사곡만 가드레일 파손상황이 누락돼 사후 조치가 늦어졌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복구할 수 있도록 처리 중이다"고 밝혔다.
재활용 가능한 자재 수거에 대해서는 "인력, 장비 등의 문제로 당장 자재들을 회수하기는 어렵지만 재활용 가능한 자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재활용 가능한 자재들은 1월 말경 시작될 복구공사 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고정 방법에 대해서는 "시공상 문제점을 지적해 설계시 반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