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탁상행정, 장승포 간판개선 시범사업
뒷북 탁상행정, 장승포 간판개선 시범사업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7.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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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확보 후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 추진
현장확인 및 타 지자체 장단점 파악 전혀 없어
시, 각종 문제 불거지자 뒤늦게 대책마련 부심
▲ 거제시가 추진중인 쾌적한 거리환경 조성을 위한 장승포 간판개선 시범사업이 사업비가 확보된 상황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사업시행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4억원을 들여 장승포 일대 133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관광산업으로 제2의 부흥을 꿈꾸는 장승포동의 쾌적한 거리환경 조성을 위한 장승포 간판개선 시범사업(이하 간판개선 시범사업)이 시행된다.

그러나 사업비가 확보된 상황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 않아 본격적인 사업 시행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국비 확보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 도시계획과에 따르면 간판개선 시범사업은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인 간판들을 장승포동 특성에 맞게 개선하는 사업이다. 공공디자인을 적용해 상징성이 부각될 수 있는 특화거리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국비 매칭사업으로 진행되는 간판개선 시범사업은 총 사업비 4억원(국비 2억원·시비 2억원)을 들여 장승포로 일대에 위치한 133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9월까지 간판개선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업체는 92개소다.

하지만 간판개선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고 한 업체 중 70% 이상이 돌출형 간판과 전면 간판 등 2개 이상의 간판을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사업 계획을 세울 때 1가게 1간판을 고려, 가게 별 3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100개소에 시행하려 했기 때문이다. 대상업체에 사업 동의서를 받을 때도 간판개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만 고지해 대상 업체들은 가게 간판 모두를 전면 교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시는 간판설계 디자인 용역에 들어가서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사업동의서는 장승포동 상가번영회에서 진행했고, 간판 설계는 설계디자인 용역사에서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행정이 현장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는 또 간판개선 시범사업을 이전에 시행한 타 지자체에 대한 피드백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이전에 시행했던 각 지자체 별 간판 형태 및 디자인 변화를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계속비 사업이므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국·시비뿐 아니라 업체들도 사업비의 10%를 부담하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적으로 돌출간판 설치유무를 정할 수도 없다. 크기와 색감 등 다양한 방면을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전에 간판개선 시범사업을 시행한 타 지자체의 사업대상지를 방문해 장·단점 및 기대효과를 파악, 장승포동에 가장 알맞은 방법을 택할 것"이라면서 "충분한 검토 후 주민설명회를 열어 사업대상지 업주들과 사업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대상지 업주들은 사전정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행정에 질타를 보내고 있다.

사업대상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금액이 많이 절약될 것이라 생각해 흔쾌히 사업에 동의했는데 거제시가 너무 안일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사업대상지로 장승포동을 결정할 때부터 간판 현황과 타 지자체 자료를 검토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음식점 업주 최모씨(41)는 "가게 간판을 교체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특화거리 조성에 참여하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동참했지만 사업이 지진부진해 안타깝다"면서 "장승포동이 사업대상지가 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민감한 사안이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제대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판개선 시범사업은 보고 싶은 간판, 가고 싶은 거리 조성을 위해 행정자치부에서 지난 2012년부터 시행해왔다. 낡고 화려하고 크기만 한 간판을 지역 특성에 맞게 교체해 간판문화 선진화 및 확산을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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