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게 불안(不安)하고 불편(不便)하며 불리(不利)하다는 보행삼불이라는 말이 있다. 거제의 중심지 고현시가지가 바로 이런 형태다.
무질서한 차량과 곳곳에 주차한 차량들이 보행자들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불법 주차를 하면 딱지를 떼는 중심도로는 마지못해 비워주지만 간선도로나 소방도로 할 것 없이 양쪽이 온통 주차장이다. 이제는 서서히 교통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우리 국민, 우리 시민은 교통질서 개념이 없다. 긴급차가 사이렌을 울려도 길을 터줄 생각조차 않고 남의 일인 양 방관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시간이 생명인 긴급차가 길이 막혀 제때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은 발생한다. 더구나 긴급 차 출동 때 벌어지는 형태를 살펴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뒤에서 사이렌을 울려대도 들은 척 만척하는 차량들이 적지 않은데다 때로는 한 술 더 떠 긴급 차 뒤를 따라 가는 얌체 족속 운전자도 없지 않다. 빨리 달리는 긴급 차의 덕을 보자는 속셈이다.
도로 맞은편에서 긴급 차가 달려와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차량이 정체되다 보니 신호가 끝나도 꼬리 물기 형태의 차량행렬은 계속해 이어진다. 침 뱉기 담배꽁초 버리기도 예사다. 교통법규 어기기와 교통후진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교통선진국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우리와 판이하다. 멀리서 소방차 소리가 들리면 운전자들은 일제히 도로 한 쪽 옆으로 차를 세운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상위국’이라는 오명의 꼬리표가 여전하다. 우리부터 선진시민의식을 뿌리내려 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여기에다 거제시 행정의 대 시민 교통질서 홍보도 필수적이다.
그것만이 관광거제를 살리는 길이며 나아가 이는 교통사고 상위국이라는 오명을 씻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