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남해안관광실크로드 전초기지 되나
거제, 남해안관광실크로드 전초기지 되나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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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남 고흥까지 해안도로 483㎞ 건설
거제시, "폐조선소 활용방안 현실성 없어"

중앙정부가 거제에서 전남 고흥까지 연결하는 광역관광루트 개발계획을 발표해 거제지역이 남해안 관광산업의 전초기지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거제를 비롯해 여수·순천·통영·하동·남해·광양·고흥 등 8개 시·군을 포괄하는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거제에서 전남 고흥까지 남해안 해안도로 483㎞를 드라이브 코스로 연결하는 '쪽빛너울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한 번에 연결되지 못했던 권역을 이어서, 지역별로 흩어진 관광자원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곳은 다리를 놓고, 다리를 놓기 어려운 곳은 뱃길로 연결한다.

육·해·공 아우르는 연결망 확충사업

새롭게 연결하는 4개 구간은 △고흥 우두~여수 백야도(14.6㎞·교량) △여수 백야도~화태도(12.6㎞·교량) △여수 낙포동~남해 서면(3.5㎞·바지선) △고성 삼산면~통영 도산면(2.3㎞·바지선) 등이다.

해로의 경우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세포항-고흥 녹동항-남해 미조항 등에 연안 셔틀 크루즈 노선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하동·광양 등 내륙지역은 '섬진강물길 루트'라는 이름으로 도보길·자전거길과 전통 뗏목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개발한다.

이와 함께 해안도로 가운데 경치가 특히 아름다운 지역을 선별해 미술관과 경관카페 등을 집중적으로 만들고 이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안 경비행기 투어'도 도입한다. 말 그대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연결망 확충 사업이다.

여기에다가 남해안 관광이 해양과 해안에서 내륙으로 이어지도록 산악관광 규제도 풀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공원 내에 야영장을 조성하고 케이블카 관련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조선업 경기침체 장기화로 남해안 지역의 폐조선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폐조선소와 폐교 부지를 캠핑장 등 관광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독일·노르웨이 성공사례 '벤치마킹'

정부의 이번 계획은 세계적으로 관광도로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해마다 2500만명이 몰리는 독일의 '로맨틱 가도'는 독일 중남부를 관통하는 350㎞의 대로 옆으로 유서 깊은 도시들이 잇닿아 있다.

노르웨이는 빙하 침식지형인 피오르드 지역에 18개의 경관 도로를 연결하고 도로 주변에 전망대와 미술관·공원·호텔 등을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도로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 고성과 삼척을 잇는 7번 국도의 240㎞ 구간이 인기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폐조선소 부지 활용에 있어서는 스웨던 말뫼 시의 성공사례가 참고 됐다. 조선산업 쇠퇴로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해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을 들었던 말뫼 시는 폐조선소 부지에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를 만들고 관광산업화에 나섰다. 그 결과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문화관광도시, 저탄소 친환경 도시로 거듭났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계획이 기존에 나왔던 방안들에 비해 새로운 점이 별로 없다는 견해도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모두 11차례 투자진흥회의를 했지만 실제로 사업에 들어간 경우가 많지 않아서다.

지난 10차까지 42건, 62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선정됐지만 실제 준공된 사업은 '새만금열병합발전소' 등 5건뿐이다. 투자금 규모는 전체 프로젝트의 6.2%에 불과하다.

시, "도로는 찬성, 폐조선소 부지활용은 어려워"

이에 대해 거제시 도로과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백화점식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구체적으로 받은 내용이 없다"며 "다만 기존 거제지역 해안도로를 정부 예산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조선소 부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점에 있어서도 거제시 담당부서에서는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표정이다.

거제시 조선해양플랜트과 관계자는 "거제는 통영과 달리 중소 조선업체가 없고 대형 조선소의 협력업체인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많다. 이 중에 일부 폐업한 곳이 있지만 조선소가 아니기 때문에 내륙에 있어 관광자원화가 어렵다"며 "더구나 조선산업 경기가 회복되면 사업장으로 다시 쓰일 곳이다. 그런데 그곳에 예산을 들여서 관광사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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