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서남부 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인 동서간 연결도로 기공식이 열렸지만 국도비 확보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 추진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거제시는 지난 3일 거제면 스포츠파크에서 동서간 연결도로 기공식을 갖고, 권민호 시장의 공약사항인 상문동과 거제면 오수리를 잇는 총 연장 4.06㎞ 도로를 건설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행사는 그간 계룡산에 막혀서 멀리 돌아가야 했던 거제·동부·남부면 주민들의 50여년 숙원사업을 시작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지역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전부터 하나둘씩 모여든 주민들과 함께 권민호 시장과 김한표 국회의원 등 거제지역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김주수 거제경찰서장·이승열 거제교육장 등 기관장과 황종명·옥영문·김창규 도의원, 반대식 거제시의회의장을 비롯한 거제시의원 등이 주요 참석인사였다.
권민호 시장은 "이 벽을 뚫는데 수십년의 세월이 걸렸다. 오늘 이 역사적 모습을 지켜보면서 주민들이 기쁜 마음으로 성원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한표 의원은 "역사적인 동서 연결도로 기공식과 함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남부내륙철도 등 대형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왕복 4차선으로 명진터널 1.63㎞와 접속도로 2.46㎞를 건설하는 동서간 연결도로 사업은 오는 2021년 준공 예정이며 총 공사비는 976억64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시공사는 금광기업(주)으로 올 상반기 내에 터널 굴착공사와 접속도로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문동에서 거제면까지는 약17㎞ 거리로 국도 14호선을 이용해 우회해야 한다. 도로가 개통되면 20분 이상 걸리던 거리가 5분 이내로 단축된다. 거제시는 이 도로가 개통되면 사통팔달 도로망을 갖춰 도심 집중 현상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거제면 주민 박이목(61)씨는 "정말 오랜 기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정치인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제대로 추진된 적이 없었다. 이제서라도 시작한다고 하니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되는 반면에 국도비를 아직까지 전혀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거제시는 올해 시비 120억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1000억원에 가까운 전체 공사비를 시 예산만으로 감당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동서간 연결도로 사업이 거제 남서부 주민들의 숙원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사업의 진척이 어려웠던 것도 국도비 확보가 되지 않아서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사업은 거제시 지역내 도로건설이기 때문에 국도나 지방도로 인정받기 힘들어 예산 또한 지원받기 어려운 여건이다. 만약 동서간 연결도로가 국도나 국가지원지방도, 또는 지방도로 지정받으면 국도비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도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관리주체이고 국가지원지방도는 건설은 국가에서 하되 유지보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맡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도는 도가 관리주체다.
거제시는 동서간 연결도로가 현실적으로 국도로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보고 지방도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로법 제12조에 따르면 지방도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도청 소재지에서 시청 또는 군청 소재지에 이르거나, 시청 또는 군청 소재지를 연결하는 도로여야 한다.
또한 비행장이나 항만, 역을 서로 연결하거나 이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도 또는 지방도를 연결하면 되지만 동서간 연결도로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거제시는 지방도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우선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터널 공사 2개 중 1개만 먼저 뚫기로 했다.
터널 1개당 편도 2차로이므로 1개만 먼저 완공하면 일단 이용할 수는 있다는 계산이다. 그렇지만 터널 1개의 공사를 미룬다고 하더라도 절감되는 금액은 약 200억원에 불과하기에 국도비 확보가 되지 않으면 공사 진행과정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