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이 올해 들어 거제시 청렴도 1등급 달성을 목표로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지역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요즘 거제시 공무원들은 '반부패', '청렴'이라는 구호를 귀가 닳도록 접한다. 아침에 출근하면 청렴에 대한 좋은 글·문구가 나오는 방송을 듣게 되고,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시스템에 수시로 행동강령 위반사례가 게시된다. 퇴근을 앞둔 시각에는 청렴을 강조하는 휴대전화 단문메시지가 전송된다.
'청렴도시 거제' 위한 종합대책 마련
거제시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2017년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내놓고 4개 분야 중점과제와 29개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4개 중점과제는 반부패 청렴인프라 구축, 청렴의식 조직문화 개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시민의 청렴체감도 향상으로 각각 구분돼 거제시가 청렴도시로 거듭나는 '선한 영향력'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감사법무담당관을 중심으로 부서별로 부서 특성에 맞는 1부서 1청렴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월 청렴소통의 날도 운영해 청렴문화 생활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과에서 제안한 '청렴韓거제'가 새겨진 청렴배지 패용은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 추진된다.
이를 위해 거제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상남도로부터 이른바 '청렴컨설팅'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4월13일 경남도 관계자들이 거제시청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개선점을 찾기로 했다. 또한 거제시 공무원들도 경남도청과 창원시, 사천시 같은 우수기관을 돌아보며 청렴시책 추진현황을 살피고 청렴도 1등급 달성을 위한 비결을 배울 생각이다.
이와 함께 시청 내부적으로는 간부 공무원들로 구성한 반부패 청렴간부회의를 운영해 권 시장이 추진하는 청렴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반부패 청렴간부회의에서는 청렴시책 추진사항을 총괄 보고하고 부패유발요인을 찾아내 의견을 수렴하는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멘토멘티' 제도로 부패척결 다짐
일선 부서에서는 '청렴지킴이 멘토멘티'제도라고 해서 부서마다 지정된 청렴지킴이 직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하는 청렴연수원 교육을 받고 전 직원의 청렴문화 확산을 주도한다.
부서별 청렴지킴이는 부서 내 청렴시책을 개발하기도 하고 개발된 시책이 잘 적용되는지를 살피는 역할도 한다.
권 시장은 또한 4월 중에 청렴공직자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청렴교육 이수, 청렴자가진단점수, 청렴 또는 봉사활동 실적, 법규위반과 비위사실 없음 등 여러 분야의 기준을 설정해 인증서를 수여할 방침이다. 우선 5급 이상 간부공무원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청렴도 평가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던 공사관리·감독 부분에 있어서는 부정부패를 만드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각 사업마다 계약단계부터 완료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대상은 금액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의 공사(수의계약은 500만원 이상)이며, 시청 감사법무담당관이 직접 청렴파수꾼이 되어 전화통화에서부터 휴대전화 단문메시지와 우편발송 등을 빼놓지 않고 점검할 계획이다.
거제시는 권 시장의 반부패 청렴 드라이브에 따라 이번에 나온 청렴시책을 확실하게 알리고 시민들에게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교육지원청 등 공공기관과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부패척결 문화를 확산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거제지역 청렴문화 확산이 목표
권 시장이 이처럼 강도 높은 청렴도 향상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거제지역이 청렴도와는 거리가 먼 곳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권 시장이 경남도지사에 도전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거제지역에 청렴문화를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권 시장의 향후 행보는 한껏 가벼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지하다시피 거제는 전직 시장 모두가 부패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은 적이 있고, 시의회도 뇌물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의 표적이 됐던 사례가 있었다.
더구나 조선산업 경기침체로 일부 지역기업의 분식회계 등이 문제가 되는 바람에 거제시민과 타 지역민들의 거제지역에 대한 '청렴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거제시 우정수 감사법무담당관은 "(권 시장이) 청렴과 관련해 조직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며 "청렴은 우리 사회가 원하는 시대적 과제이므로 중점 추진과제로 삼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