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인생의 드라이브를 즐기죠”
“택시와 인생의 드라이브를 즐기죠”
  • 김석규 기자
  • 승인 2007.12.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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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콜 택시 운전기사 김진희 씨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빚도 청산하고 애들 대학도 보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택시기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001년 12월23일 처음으로 택시 운전대를 잡은 김진희씨(金珍姬·43·하청면 하청리). 그녀가 택시기사 자격증을 딴 것은 1999년이었다. 당시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택시회사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그해 남편과 헤어지고 살 길이 막막해진 그녀는 식당 주방일을 시작했다. 2년여 동안 식당일을 하던 그녀는 택시기사로 일하던 친구의 권유로 애니콜 택시기사가 됐다.

“니 진짜 택시 할끼가"
“그래, 꼭 함 해볼란다”

친구에게 다짐에 다짐을 하고 택시회사에 서류를 내고 택시기사로서 첫 일을 시작한 것이 2001년 12월이었다. ‘여자 택시기사’라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여성 택시기사로서 겪은 어려움을 그녀는 당시 자신의 처신을 후회하면서 얘기해 주었다.

“택시일을 시작한지 열흘도 되지 않은 밤이었지요, 고현종합버스터미널에서 장평까지 가는 20대 후반의 손님을 태웠는데 손님이 차비가 없다는 거예요, 손님이 칼로 협박을 하는 등 한참을 실랑이 하다 파출소로 가려는데 문을 열고 뛰어내리더니 주먹으로 택시 앞 유리를 깨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택시비가 2천원도 되지 않았는데 그냥 보내드렸으면 험한 꼴(?) 보지 않을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당시 중학생, 초등학생이던 아이 셋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삭혀가며 그녀에게 희망의 끈인 택시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

택시기사를 6년쯤 하면서 징크스도 생겼다.
첫 손님이 요금과는 상관없이 5천원권, 1만원권을 내면 그 날은 하루 종일 장거리 손님도 많고 웬지 모르게 즐겁고 운전도 잘 되고 손님도 많아 돈을 제법 번단다.

반대로 매너없는 첫 손님을 만나면 그날은 운전도 되지 않고 짜증나는 일이 많아지고 당연히 돈벌이가 되지 않는단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인 셈이다. 이런 날은 집에서 잠을 잠깐 자고 나오거나 택시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또 10년 전 시작된 장목중학교 29회 동기회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나면 한결 나아진다고 전했다.

손님들에게 따뜻한 인사 한마디와 짐이 있는 손님, 노약자들에게 남다른 친절로 거제시장과 거제경찰서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6년여 택시기사를 하면서 모범운전자회에 가입, 어린이 안전등교, 재난안전·피서지 각종 행사 교통정리 등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녀의 남다른 봉사정신과 친절정신을 인정받아 2007년도 운수종사자 ‘섬김 봉사상’후보에도 추천됐다.

그녀는 “택시기사를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랑을 배워가는 기쁨, 그리고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고 아이들이 예쁘게 커가는 모습에서 작은 행복을 알아가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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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2007-12-07 16:39:28
여성 택시기사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