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음주운전 적발 1위 하고도 교통문화지수 3위
거제, 음주운전 적발 1위 하고도 교통문화지수 3위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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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음주운전 도시 '오명' 벗어야

거제시 교통문화지수가 전년보다 42단계 상승했지만 실제 교통법규 위반은 오히려 늘어나 시민 체감도는 좋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2016년 교통문화지수를 보면 전국 인구 30만 미만 시 지역 51곳에서 거제시가 교통문화지수 88.32점으로 3위에 올랐다. 교통문화지수 조사가 시작된 6년 동안에 가장 높은 순위다.

거제시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평가항목은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이었다. 이륜차 이용자가 많은 환경에서도 96.86%의 준수율로 1위를 차지했다. 차량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보행자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실조사 의혹 있는 교통문화지수

그렇지만 거제시의 교통문화 수준이 정말로 전국에서 최상위권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 거제시는 인구 30만 미만 시 중에서 4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 도시의 교통문화 수준이 1년 만에 최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교통안전공단은 거제시의 교통체계개선사업 시행과 교통문화 캠페인 전개 등의 노력이 순위 및 교통문화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교통안전공단 김영희 책임연구원은 "전체 평가 항목에서 고르게 좋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급상승할 수 있었다"며 "시민 의식 변화를 위해 현재 거제시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교통안전공단은 정작 이번 조사에서 거제시 행정당국의 노력을 낮게 평가해 모순점을 드러냈다. 공단 관계자의 말과 달리, 지자체 교통안전 노력에 관한 항목에서 거제시는 25위로 중위권를 차지했다.

실질적 개선노력 필요한 교통문화

신뢰성이 부족해 보이는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결과와 관계없이, 거제시 교통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통계를 보면 경상남도 시군 중에서 교통사고 발생 1위, 음주운전 적발 1위가 거제의 '민낯'이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1년 동안 거제시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7만6631건으로 2015년 7만27건에서 6604건이나 늘어났다. 음주·무면허·과속·안전띠 위반 항목이 다 증가했고 차량 중앙선 침범과 신호 위반만 감소했다.

각종 교통위반 중에서도 음주운전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사안 중의 하나다. 실제로 거제지역 곳곳에서는 이틀이 멀다 하고 수시로 음주운전 사고가 일어난다.

지난 15일 오전 12시23분께 고현초등학교 인근에서 SUV 차량이 인도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운전자가 당시 혈중알콜농도 0.06%로 음주운전이었다.

마을주민인 김재규(39·상문동)씨는 "갑작스런 큰 충돌음에 자던 아이가 놀라 일어났다"며 "늦은 밤 시간대였지만 초등학교 주변에서 발생한 일이라 학부모들은 염려가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2시40분께에는 상문동에서 아주터널로 가는 우회전 방향 모퉁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도로 밖으로 차량이 튕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운전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개선의 여지가 많은 거제지역의 교통문화 수준을 높이려면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인식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거제시청 시민고충처리담당관실은 "교통문화지수가 개선됐다고 나왔지만 실제 교통법규 위반 사례는 늘어났다고 하니 기초질서를 담당하는 우리 행정부서에서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진정한 교통문화 선진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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