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삼성은 훌륭한 능력을 갖춘 회사입니다. 재기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6조 규모의 프로젝트 총괄담당자로 지낸 바이노드 싱(Vinod Singh·51·인도)씨가 2017년 거제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됐다.
거제시 명예시민증은 대외적으로 거제시의 위상을 높였거나 과학·기술·경제·문화 등 거제시 발전에 공로가 큰 내·외국인에게 시민증을 수여하는 제도다. 올해는 지난 21일 거제시청 시정상황실에서 명예시민증 위촉식이 열렸다.
조선업계에서는 명예시민으로 위촉된 바이노드 씨가 5년 동안 거제시에 상주하면서 한국과 거제 조선 산업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노력한 관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수·발주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공사지연인데 그럴 때마다 대우·삼성중공업 측의 상황을 고려해 원활한 공사가 수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바이노드 씨는 선주사가 관리감독 책임자를 조선소별로 보내는 관행을 깬 사람으로 유명하다. 선주사는 일반적으로 사업 별로 관리·감독할 팀을 구성해 조선소에 파견하고 팀을 감독하는 총괄책임자를 조선소 별로 배치한다.
그러나 바이노드 씨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창립된 이후 처음으로 양대 조선사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관리·감독을 동시에 총괄하고 있다.
바이노드 씨는 "거제에 머물렀던 5년 동안에 오늘이 가장 명예로운 순간"이라며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준 거제시민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양대 조선사의 우수한 경쟁력을 강조하며 "기술력이 훌륭한 회사는 위기가 닥쳐도 재기할 수 있다"며 "그간 많은 프로젝트를 거제에서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도 거제시와 양대 조선사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명예시민증을 수여한 권민호 시장은 "거제시민이 됐으니 이제 거제시장 자격도 충분하다"며 "거제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바이노드 씨가 앞으로 거제지역 양대 조선사에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노드 씨는 2008년 파즈폴로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 Offloading,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 매니저로 근무하며 거제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3년 동안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총 매니저로 승격돼 2015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7년 현재 그는 인펙스 사와 토탈 사에서 진행하는 CPF(해양가스설비)와 FPSO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