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환경호르몬과 예방수칙
생활 속 환경호르몬과 예방수칙
  • 거제신문
  • 승인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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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형 칼럼위원
▲ 박주형 거붕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1990년대 후반 일본 학자들이 방송에 출연해 '환경 중에 배출된 화학 물질이 생물체 내에 유입돼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해 생겨진 용어인 환경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활동을 통해 생성·분비되는 화학물질이다.

정확한 명칭은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이며, 신체 외의 물질이 원인으로 호르몬, 즉 내분비가 교란되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몸 외부에서 생성된 호르몬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환경호르몬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쳐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1970년대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DES라는 합성 에스트로겐을 유산 방지제로 복용한 임산부들의 2세에게서 불임과 음경발달 부진 사례가 나타났으며, 이후 1980년대에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살충제의 사용으로 악어의 부화율의 감소 및 수컷 악어의 생식기 퇴화현상이 발견됐다.

1990년대에는 남성의 정자수 감소, 수컷 잉어의 정소 축소 등이 환경호르몬의 영향이라고 밝혀지게 된다. 이처럼 환경호르몬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생식기능저하 및 기형·성장장애·암 등을 유발한다고 밝혀져 있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호르몬에 우리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 노출돼 있을까?

먼저 쓰레기를 소각할 때 나오는 물질인 다이옥신이 있다. 보통 청산가리의 1만 배의 독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는 이 물질은 쓰레기를 소각하게 되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하여 토양이 오염되고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곡물을 사료로 키워진 동물의 섭취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노출되게 된다.

이러한 다이옥신의 예방을 위해서는 쓰레기를 최소화 하여야 하고, 쓰레기 소각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육류섭취를 최소화 하는 것이 좋으며, 섭취 시에는 환경호르몬이 주로 축적되어 있는 지방을 떼어내고 먹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아이들의  장난감·플라스틱·의료용품·화장품 등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인 프탈레이트이다. 프탈레이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생식계와 뇌신경계 관련 질환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데,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뇌 발달 저해 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프탈레이트로부터의 노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장난감을 구매할 시 항상 안전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들이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 깊게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 주로 접착제에 사용되며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이기도 한 포름알데히드다. 플라스틱 제품·페인트 등에 널리 사용되며 합성수지의 원료에도 들어있는 포름알데히드는 관절통·불면증 등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물질 취급 시에는 환기를 철저히 시키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용해야 한다.

네 번째로 주로 세정제의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사용되는 알킬페놀류는 합성세제 및 섬유유연제 등을 통해 주로 노출되게 되는데 이 물질의 인체유입 시에는 주로 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로 흔히 테플론으로 잘 알려진 프라이팬 코팅제로 사용되는 물질들의 명칭인 과불화화합물(PFCs)이 있다. 프라이팬 코팅제뿐만 아니라 등산복에도 사용되는데 이 또한 우리 몸에 축적되어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고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혀져 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생활속에서 접할 수 있는 물질 이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환경보호청(EPA) 등은 살충제·납·수은·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농약성분 등 67~143종의 화학물질을 환경호르몬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과 너무나 밀접한 환경호르몬의 노출로부터 완전히 안전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속 습관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면, 먼저 식사 전후에는 물비누 보다는 고체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준다. 그리고 시중에 파는 합성세제가 아닌 천연세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집안을 자주 청소하며 환기를 주기적으로 해준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그릇 같은 것은 스테인리스 용기나 사기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뜨거운 물은 되도록 플라스틱 컵에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즉석식품은 보통 전자레인지에 사용하게 되는데 가급적 이러한 것도 줄이는 것이 좋으며, 전자레인지 사용 시에는 비닐 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스페놀A로 잘 알려진 환경호르몬은 식품이나 음료 캔의 보호용 코팅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캔·통조림 및 포장 식품의 섭취를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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