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행 2개월째를 맞은 공공기관 차량 5부제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거제시가 지난 6월12일 시행한 공공기관 차량 5부제가 시행 2개월을 맞았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월요일) 공공기관 차량 5부제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제시, 거제교육청, 신현읍사무소, 통영세무서 거제지사를 돌아봤다.
이날 오후 3시10분께 가장 먼저 찾아간 거제교육청은 40대의 주차 차량 가운데 차량 5부제에 해당하는 1번 6번 차량 7대가 버젓이 주차돼 있었다.
이어 찾아간 거제시청에는 수백대의 차량 중 약 20%의 5부제 위반 차량들이 주차장 곳곳에 세워져 있었고, 통영세무서 거제지사도 30여대의 차량 가운데 6대, 신현읍 사무소는 40여대의 차량 중 4대의 5부제 위반차량을 볼 수 있었다.
시청 주차장의 경우 5부제 해당 차량이 주차선도 아닌 곳에 주차, 5부제 위반 차량을 밀어내고 차를 빼는 운전자의 모습도 목격되기도 했다.
또 시청, 교육청 일대 골목길과 간선도로를 돌아본 결과 5부제 해당 승용차 30% 가량이 주차돼 있었다. 이처럼 5부제는 시행 전 우려대로 관공서 인근 지역주민을 주차난에 허덕이게 했을 뿐 에너지 절약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 인근 주민 박모씨(46)는 “시 청사 인근 골목길과 인근 도로에는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주차난이 심각하다”면서 “실질적으로 5부제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차량을 끌고 와 인근 골목길과 도로에 주차하는 편법을 쓰고 있어 에너지 절약에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취지를 살려 거제시, 교육청 등에서 해당 요일에 차량을 갖고 출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읍 고현리 윤모씨는 “처음엔 5부제에 해당되는지 모르고 시청에 들렀다 차 앞 유리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5부제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안내문도 붙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특히 “시민들과 민원인들도 5부제 시행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아무 거리낌없이 5부제에 해당하는 차량을 끌고 관공서로 들어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시민들이 먼저 5부제에 적극 동참하는 참여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날 21일은 정부시행 공무원 비상소집일(발령시간 오전 6시)로 비상소집 응소에 차질없도록 산업자원부에서 21일에 한해 전국적으로 승용차 요일제를 일시 해제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는 그 동안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 조기 정착을 위해 안내문 2천매를 제작, 청사를 출입하는 위반 승용차에 대해 계도 및 홍보를 실시해 왔으며, 대시민 홍보를 위해 시청을 포함한 산하 기관에 승용차 요일제 실시 안내 플래카드, 부제 입간판 등을 제작 설치했으며, 시청에 청원경찰을 배치, 계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량 5부제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월요일은 1번 6번, 화요일 2번 7번, 수요일 3번 8번, 목교일 4번 9번, 금요일 5번 0번 차량이 관공서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5부제는 고유가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냉방온도 26℃ 유지, 노 타이(No-Tie) 근무와 함께 시행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