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나눔터, 정책은 좋으나 호응도는 글쎄…
공동육아나눔터, 정책은 좋으나 호응도는 글쎄…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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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좋은 공동육아나눔터…공동 육아정책 이해 부족
▲ 지난 4일 옥포2동 공동육아나눔터에서 '공작새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만들기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거제시에서 처음 시행하는 옥포2동 공동육아나눔터가 주 목적인 공동육아 호응도는 저조한 반면 보조 정책으로 내세운 프로그램 이용은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배보다 배꼽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

공동육아정책의 일환인 이른바 '품앗이 육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옥포2동은 인근 주민들이 공동육아정책에 이해와 신뢰가 부족하면서 문화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실정이다.

공동육아나눔터 프로그램이 문화센터나 키즈카페와 달리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20~40대 부부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육아나눔터의 정책은 프로그램이 아닌 '품앗이 육아'가 핵심이다.

거제시 여성가족과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옥포2동 공동육아나눔터에 등록된 가정은 120세대로 아동 수는 270명이다.

부모는 육아 부담을 덜고 아이들은 더불어 자라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여성가족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시행했지만 품앗이 육아에 대한 호응도는 적다. 시행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2그룹만 형성돼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는 가정 14명에게 질의한 결과 '우리 아이를 남에게 맡긴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대부분의 응답자가 말했다. 다음으로는 '품앗이 육아정책의 이해 부족'이라 답했다.

공동육아나눔터가 동네에 생기길 바랐다던 김모씨(36)는 "막상 품앗이 육아를 하려다 보니 처음 보는 엄마, 아빠가 과연 제 아이처럼 돌봐줄지 망설여져 아직 프로그램만 이용하고 그룹은 형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모씨(34)는 "아이들끼리는 빨리 친해지지만 어른들은 친해지는 게 참 쉽지가 않아 그룹 형성을 위한 어른들만의 프로그램 구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여성가족과 역시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주 2회에서 3회로 증가한 이유 역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끼리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품앗이 육아가 무엇인지 설명회도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려 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만나 얼굴을 익히고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아이가 귀중한 사회에서 지역구성원들 간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공동육아나눔터"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아이를 돌보는 부모가 하루쯤은 육아 부담에서 벗어나 여가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고 육아정보도 공유하고 다양한 놀이기구와 아동도서를 접할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는 여성가족부의 하나의 시·군·구에 한 개의 공동육아나눔터 정책이지만 발 빠르게 움직여 옥포2동을 시작으로 하반기 상문동과 아주동에, 내년 상반기 수양동에 각각 공동육아나눔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주동은 도비 지원으로 상문동과 옥포2동, 수양동은 국비 지원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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