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청소대행업이 다른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독과점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최근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명옥 의원 등은 "거제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가 공익성과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찾아서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시설관리공단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말했다.
흑자 경영을 하지 못해 시의회로부터 질타를 당한 공사 측이 계룡산 모노레일 등 대여섯 가지 개발사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게다가 민간사업자에게 어울리는 일을 공사가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익성·수익성 있는 일 공사 참여해야
거제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 김성갑 위원장은 "공사가 거제시 청소대행업에 참여하면 공익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민간 청소대행업체들이 오랜 기간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어 새로운 피의 수혈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시 청소대행업에 참여하는 민간 업체는 6개사로 1995년 시·군통합 이후 단 1개 업체도 바뀌지 않았다. 그간 거제시가 경쟁입찰로 위탁 업체를 선정해왔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았다. 거제시가 항상 6개 업체를 공모하고 항상 거제지역의 6개 업체만 응찰해왔기 때문이다.
거제시의회 A 의원은 "흔히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은 이러한 상황을 가리킨다. 무늬만 경쟁입찰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995년 시·군 통합 이후 독과점 구조
몇몇 시의원들은 거제시 청소대행업계가 독과점 구조가 된 원인이 새로운 업체가 참여하기 어려운 입찰조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거제시는 거제시가 허가한 청소대행업체에만 입찰자격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거제시가 입찰할 업체를 사실상 선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거제시는 정해진 허가 요건만 갖추면 청소대행업 허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입찰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995년 시·군통합 이후에 단 1건의 신규 등록도 신규 입찰도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하려는 곳이 없었다"라고만 답했다.
몇몇 시의원들은 "고정수익이 보장되는 일인데 수십년간 하려는 곳이 없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청소대행업체 협의회장인 김진성 태성기업(주) 대표는 "요즘에 청소대행업이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해왔기에 경험이 쌓여서 손해는 보지 않지만 새로 하려면 어렵다"고 주장했다.
거제시와 김진성 대표의 설명과는 달리 청소대행업체의 진입과 퇴출이 활발한 지방자치단체는 많다. 서울시의 경우 2011년 적정업체 수를 81개로 분석했지만 116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서울시 밖의 업체라도 서울시에서 청소대행업 허가를 받으면 얼마든지 입찰할 수 있다.
환경부 연구에 따르면 2008년 청소대행업체 광역지방자치단체별 평균 누적계약기간은 제주 5.3년, 전북 7.7년, 강원 8.3년, 충북 8.7년, 충남 8.8년에 불과하다.
반면 거제시는 시·군 통합 이후만 쳐도 누적계약기간이 20년을 넘어간다. 시·군 통합 이전에 장승포시와 거제군에 청소대행업체가 각각 3개씩 있었고 시·군 통합으로 6개가 돼 지금까지 변화 없이 지속돼 왔다.
독과점 타파 없이 公社 참여 요원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자체 청소대행업이 독과점으로 운영되면 여러 가지 폐해가 발생한다.
원가산정시 비용을 과다책정해 업체가 부당이득을 취하게 되고, 정책수립시 업체가 원하는 사항을 여과 없이 수용하며,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경쟁이 사라져 지역민의 부담이 커진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거제시 역시 생활폐기물 전반에 대한 주민참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시의회는 지적한다. 확인결과 '거제시 청소대행업체 평가'에서 미흡판정을 받은 곳이 있었지만 퇴출되지 않았고, 경쟁입찰을 하는데도 진입하거나 퇴출된 업체가 없으니 고용 및 장비승계 문제도 발생한 적이 없다. 이러한 구조가 계속된다면 공사의 참여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지자체가 기존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허가증 발급을 기피하는 실정"이라며 "청소대행업체 입찰시 주민참여형 사업자선정위원회가 필요하고, 원가산출 용역을 할 때는 시민이 자문위원으로 포함되는 감시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