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의 시설공사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내부 콘텐츠 확충방안 마련은 10월께나 시작될 전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시공사인 동암종합건설과 감리사 선진엔지니어링 등에 따르면 거대한 돔형 온실을 골자로 하는 시설공사는 이제 공정률 80%를 넘어섰다. 하지만 최초 사업계획을 세울 때 2014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다.
시 "국비확보 못해 공사기간 늘어나"
거제시는 국·도비 예산 확보가 어려워 공사기간이 길어졌다는 입장이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총사업비는 280억원이다. 거제시는 국비 158억원·도비 38억8000만원을 받으면 시비 83억2000만원을 투입해 완공할 수 있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지만 실제 확보한 국비는 2011년 8억원, 2012년 10억원, 2013년 0원, 2014년 8억원 등에 불과했다.
거제시는 나머지 국비를 다 받아서 내년까지 사업을 끝내겠다고 발표했지만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의 사업 기간이 늦어지면 공사를 담당하는 쪽과 식물을 공급할 예정인 쪽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시공업체 관계자는 "언제까지 끝난다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공기가 늦어지면 관리비가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식물을 제공할 예정인 업계 관계자도 "1차분만 공급이 이뤄지고 2차분은 기약이 없다. 돈은 못 받고 있는데 관리비는 계속 들어가니 괴롭다"고 털어놨다.
업계 "열대식물과 온대식물 함께 넣는 비상식적 계획"
이들은 거제시 행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무리한 국·도비 확보계획보다 더 큰 공사 지연의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온대와 열대식물을 함께 대형 온실에 넣는다는, 전문성이 부재한 잘못된 결정으로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가, 그리고 공사기간까지 연장됐다는 것이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는 4041㎡ 크기의 거대한 돔형 온실이 핵심 시설이다. 그런데 이 안에는 거제에서 자란 식물로 만든 '석부작' 등과 열대우림존을 함께 운영한다고 돼있다. 석부작이란 여러 가지 모양의 자연석에 난이나 야생초 등을 붙여 만든 작품이다.
시 "석부작 붙은 온대식물 떼어내면 돼"
업계에서는 거제시의 이와 같은 결정이 전문성이 결여된 비상식적인 판단이었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거제시 관계자는 "사들인 석부작에 붙은 온대성 식물을 떼어내고 열대성 식물을 붙일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석부작과 열대우림의 공존이 가능하다. 열대성 난이 더 화려해 보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부작 공급업체 관계자는 "거제에 자생하는 온갖 식물을 붙여 만든 초대형 석부작 작품을 완성하는데 15년이 걸렸다. 거제시의 행태는 미술관이 작가의 그림을 구매한 다음 그것에 덧칠해 뭉갠 다음 전시하겠다는 꼴"이라며 "난방시스템 증설까지 해가며 무리하게 열대우림존을 운영하려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제시 내부자료를 보면 돔형 온실 내에 공기순환형 온풍기를 추가 설치하는 설계변경이 필요해 공사비 8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자 열대우림존을 위한 난방비가 연간 4억5000만원이나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왔고 기존에 설계한 경유 보일러를 전기난방시스템으로 바꾸는 설계변경도 추가로 진행했다.
콘텐츠 개발팀 오는 10월 뒤늦게 결성
한편 자연생태테마파크는 거제면 서정리 978-26번지 일원에 돔형 온실과 보조온실·야외정원·편의시설 등을 조성해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 4월 경남도 지방재정투융자심사를 거쳐 2013년 8월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뒤부터 콘텐츠 부재 등 각종 비판이 이어졌다. 뒤늦게 거제시는 오는 10월 콘텐츠 개발, 관리운영 계획수립, 홍보 마케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란(Task Force)특정한 사업을 달성하고자 기존 부서와 별도로 설치하는 임시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