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에 설치된 자전거도로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끊기고 훼손된 가드레일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가 하면 인도와의 겸용으로 유명무실해지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자전거도로가 설치된 50여곳 중 지속적으로 지적되는 고현천로·거제대로·장승로 일부 자전거도로는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특히 고현천로 자전거도로의 경우는 고현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 하는 학생들에 대한 안전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아침·저녁을 따지지 않고 불법주차 돼 있는 차량들로 인해 이곳이 자전거도로인지 주차장인지 헷갈릴 정도다. 자전거도로보다 차로 갓길이 더 수월하게 자전거를 운행할 수 있다고 자전거 이용자 다수는 밝혔다.
김재민(16·고현동)군은 "400m가 넘는 자전거도로에 소·대형 차량 할 것 없이 불법주차가 돼 있는데 거제시에서 단속하는 모습조차도 본 적 없다"며 "자전거도로라는 표지판이 있어봤자 자전거는 한 대도 못 지나가고 차량들 주차장으로만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옥포~아주 국도14호선 자전거도로는 자전거이용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지만 울퉁불퉁한 도로표면과 훼손된 가드레일로 위험이 노출돼 있다.
도로 폭이 2.1m라 양방향 통행이 충분하지만 정비돼 있지 않은 도로표면에 반대방향 운전자나 보행자와 부딪히기 일쑤다.
유순철(54·옥포동)씨는 "도로는 훼손이 되지 않아도 다시 포장하면서 자전거도로는 설치만 하고 방치하고만 있다"며 "이용객이 많은 만큼 그에 따른 정비는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어린이보호구역과 겸용도로인 장승로 자전거전용도로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경사가 심한 코스인데다가 초등학생들의 통학구역이라 자전거전용도로로서의 역할은 상실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윤지수(37·장승포동)씨는 "자전거전용도로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겸용도로를 지정할 때 그 도로의 성격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지정만 한 건 문제"라며 "여름철 관광객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자전거 타고 내려가다 아이들과 부딪칠 뻔한 게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가능성 있는 자전거도로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와 자전거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김진석(51·장승포동)씨는 "거제시는 자꾸 큰 시설물을 만들어내려 하지 말고 빼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섬앤섬길처럼 있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관광객들 유치를 위해서라도 안전대책마련은 수반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바가 있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즉각 정비가 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관계부서와 협의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