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산 북사와 약수터(鶯山北寺)
앵산 북사와 약수터(鶯山北寺)
  • 거제신문
  • 승인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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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시민리포터

거제시 하청면 유계리 앵산 중턱에 경남 4대 사찰의 하나였던 북사가 있었다. 앵산은 하청면과 연초면 신현읍 일부가 접해 있는 산이다 높이 507m로 고현쪽은 암반으로 형성돼 있고 하청 쪽은 토심이 좋다.

꾀꼬리가 북쪽으로 향해 날라 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산을 꾀꼬리 앵(鶯), 앵산이라 한다. 앵산은 연초면과 하청면을 경계로 한다. 산도 앞과 뒤가 있다고 하여 하청쪽이 앞이 되기 때문에 하청 앵산이라 한다.

남서쪽은 오비 한내 마을이다. 그쪽은 절벽 돌산이기 때문에 물이 귀하지만, 북쪽은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고 물이 풍부하다. 이산 정상 에서 80여m 아래 고려시대 하청 북사(北寺) 가 있었다. 이 절은 앵산의 아름다운 정기와 약수 물이 있는 명당지로 알려진 곳에, 북쪽의 북두칠성을 향해 절이 있었다고 북사라 한다.

거제도는 고려시대 왜구의 침탈이 잦았다. 원종12년 1271년 외구들의 침탈로 하청북사는 불타버리고 이곳에 있던 동종은 왜구들이 침탈해가서 일본 사가현 해일사에 보관되고 있다.

이 절터 옆에 약수가 있다. 절이 있는 곳에는 대부분 물이 좋다. 이 절은 산 능선에 있는 되도 물이 좋고 하청 포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지다. 절터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건물지의 주춧돌 흔적으로 볼 때 당시로서는 꽤나 큰 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 약수는 만병통치수로 알려져서 5월 단오 날과 7월 7석 날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이 약수는 피부병과 위장병에 특효가 있었는데 문둥병 환자가 이 약수를 먹고 병이 낫고 나서 부정을 타서 약효가 떨어졌다는 말이 전설로 전해져 온다.

이곳에 약수가 나기 시작 하자 조선조 중기에 사찰을 지었다. 맑은 물이 나는 곳에 있는 사찰이라 해 정수사(淨水寺)라 했다. 정수사에는 60여명의 스님들이 있었는데 1739년 107대 통제사 조경이 부임해 제승당을 지을 때 정수사 스님들이 동원되어 제승당을 건립했다는 기록이 제승당 비문에 전해져 내려온다.

이 절은 조선 말기에 폐찰됐다. 여름에는 얼음같이 차갑고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난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에도 이 약수물에서 일 분간 견디기가 어렵다.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나온다. 겨울에는 옷을 벗고 목욕을 할 때까지 외기 온도가 추워도 목욕물에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추운 줄을 모른다.

목욕을 하고 나면 몸이 불같이 후끈 후끈 달아오른다. 겨울 내 감기가 떠나지 않아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그 약수 탕에 목욕을 하면 낳는다고 하 길래 용기를 내어 냉탕 목욕을 했다. 냉탕에 들어 갈 때가 추운 고비였다. 어지간한 집념으로는 겨울에 볕 한 점 없는 계곡 숲속에서 옷을 벗고 냉탕목욕을 한다는 것은 큰 고행이다.

목욕을 하고나니 몸이 후끈후끈 하면서 지독한 감기가 떨어졌다. 그때서야 이 약수가 효험이 있는 만병통치수란 것을 알게 됐다. 이 물이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고부터, 기도 하는 사람들이 사시사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기위해서 찾아와서 목욕을 한다.

개울가에는 정수사가 있을 때 방앗간으로 사용했던 곳에 그 당시 사용하던 학이 있다. 이 학을 이용해 곡식을 찧었다. '쿵덕쿵 쿵덕쿵' 물레방아소리가 들릴 것 만 같은 물래 방아골의 약수터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옥수 같은 냇물에 반영돼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뻐꾸기 소리가 메아리쳐 울려 퍼지는 앵산 북사지와 약수터는 봄이 약동 하면서 부터 생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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