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진을 하라고 해서 직진했더니 웬 터널이 나와. 아내도 표지판에 직진 방향이라고 적혀 있었대. 네비에서는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데 한참이나 헤매서 왔지."
여름철 휴가를 맞아 거제를 방문한 이한경(57·부산 서구)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휴가를 보냈던 망치해수욕장에서 평소처럼 휴대전화의 지도 어플리케이션(이하 지도앱)을 켜서 집을 선택했다.
문제는 일운터널을 지나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을 지나가면서부터다. 지도앱과 도로선을 번갈아보며 운전하는데 옥포동 방향 우회해야 하는 지점을 몰라 결국 아주터널을 넘어 상문동까지 가게 됐다.
이씨는 "네비에서도 옥포동 방향 오른쪽 옆길이라고만 설명을 해 옥포동이 어느 방향인지 모르는 초행길의 사람에게 혼란을 준다"고 말했다.
거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거가대교 가는 방향을 찾지 못해 상문동으로 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부산방향 거가대교 휴게소에서 만난 타지에서 온 관광객 10명에게 물었을 때 4명이 똑같은 지점에서 헷갈렸다고 지적했다.

4명 중 2명은 아주터널을 통과해 상문동에서 다시 돌아와 거가대교 휴게소에까지 왔고 1명은 길은 지나쳤지만 불법 우회전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명은 예비도로에 차를 정차한 뒤 차량 통행이 없을 때 후진을 해서 제대로 길을 찾아나갔다고 밝혔다.
김모(35·김해시)씨는 후진한 정황을 말하면서 "통행하는 차량들이 많은 구간에서 후진을 하는 게 위험한 것은 알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거제시민이 아닌 외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헷갈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지인들이 헷갈려 하는 이유는 일운터널이나 장승포동에서 거가대교를 향할 때 대우조선해양 정문에 설치된 도로표지판에는 부산 방향이 직진이라 표시돼 있는데 길이 나뉘는 대우조선해양 남문에서는 도로표지판에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옥포·연초 방향의 화살표도 계속 직진인 건지 거리를 두고 우회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어 혼란을 빚고 있다.
반면 거제면에서 두동터널을 지나 통영과 거제를 나뉘는 도로에는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곳곳에 표지판과 도로면에 방향이 잘 표시돼 있다.
이에 대해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휴가철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할 때 차량통행이 급증하는 곳 중 하나가 아주터널 접속도로 주변인데 차량통행에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니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