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품 도난 "귀한 마음 잃어버린 죄인"
후원품 도난 "귀한 마음 잃어버린 죄인"
  • 최윤영 기자
  • 승인 2017.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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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고가 후원품 도난사건 수사 종결
기부자 "전시회서 직접 구입한 작품…복제품 소문에 황당"
거제복지관 "직원들과 복지사 명예 회복하겠다"
▲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제종합사회복지관 후원품에 대한 수사가 아무런 진전없이 끝나자 전·현직 운영주체간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거제종합사회복지관과 사라진 후원품 중의 하나인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품.

거제시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라진 고가의 후원품들에 대해 거제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했지만 거제경찰서는 사라진 후원품을 누가 언제 가져갔는지 알아내기 어려우므로 절도 혐의자를 특정할 수 없어 수사를 종결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경찰 수사가 뚜렷한 진전 없이 종결됨에 따라 기부자 및 기부 당시 관계자들은 수사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경찰이 수사의지가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복지관 운영 관계자 모씨는 "경찰이 도난품의 진실을 밝혀 기부자들의 명예를 회복해줘야 한다"며 아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원품이 복지관으로 오게 된 동기와 관리 실태까지는 수사가 이뤄졌지만 관공서 CCTV 기록은 3개월이 지나면 폐기돼 누가 언제 가져갔는지 수사의 단서를 잡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서의 수사설명에도 불구하고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전·현직 복지관장과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탐문조사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수사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무엇이 두려워서 수사를 못하는지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원품이 현 관장 재직 시절 없어졌는지 아니면 그 이전에 없어졌는지, 아니면 현 관장 시절에 이전 근무자들이 중요한 것을 가져갔는지 밝혀야 후원품을 기부해주신 분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거제경찰서가 도난 시기를 특정할 수 없는 이유는 수사 과정에서 박명옥 거제시의원이 사라진 후원품들 중 하나가 현 이상영 관장이 운영하던 시기에 존재했다는 사진을 제시하면서 후원품 도난 시기를 놓고 진실 공방이 오갔기 때문이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전 관장인 A씨는 "후원품 도난 사건은 우리를 나쁜 사람들로 몰아가기 위한 현 관장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현 관장의 주장을 맞받았다.

김중만 작가의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제보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다른 고가의 후원품들도 사라졌음이 확인돼 갈수록 파장이 커졌다.

결국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전·현직 위탁운영주체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위탁기간이 연장되지 않은 전 위탁업체와 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한 현 위탁업체의 진흙탕 진실공방싸움으로 시민들의 가십거리로 남게 됐다.

경찰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한 상황에서 거제시 관계자는 "위탁기간 연장이 되지 않아 전 위탁기관과 현 위탁기관의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향후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중이다"고 말했다.

복수의 복지 관계자는 "거제시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인수인계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불거진 부당해고 논란·전 복지관장 근무기록 및 임금부당 수령 행위·후원품 분실 등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총체적 난국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고가의 귀중품을 후원해준 기부자들에게 전·현 복지관 위탁운영주체들과 거제시는 최소한의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거제시민 모두가 귀한 마음을 잃어버린 죄인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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