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민주(民主) 시대를 열자
올바른 민주(民主) 시대를 열자
  • 거제신문
  • 승인 200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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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배 칼럼위원

2007년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이 탄생하는 날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도 투표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이 독자들 앞에 놓였을 때는 이미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어 있을 것이다.
선거 결과도 모르면서 새 대통령과 더불어 함께 할 앞으로의 5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각오를 다짐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지금부터 하고싶은 말은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통을 선임하는 이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이 앞으로 선출되는 새 대통령을 어떻게 부려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앞으로 현명하고 참다운 주인이 되어 새로운 대통령과 더불어 오늘의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요즘 몇 사람만 모여도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할 것인가가 주요 화제이다. 그런데 대체로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을 제시했느냐, 그것이 앞으로 5년 동안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 고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제쳐두고 ‘될 사람을 찍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의 뜻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은 사람’을 찍자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예산 들이고 시간 낭비해가면서 투표를 해야 할 것인가.
최종 여론조사로서 대통령을 정해버리면 될 것이지.

여론조사란 샘플링으로 대체적인 흐름을 알아보는 것뿐이고, 막상 투표는 신중한 고민 끝에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필요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허기야 우리나라 정치에 언제 정책대결이 있었으며, 어느 국민이 정책을 요구한 적이 있었는가.

이번에도 정책토론이라고 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니 대체로 대통령 깜으로서의 철학없이 그저 즉흥적으로 달콤한 장밋빛 공약만 남발하는 것 같고, 시청률 또한 미미하다고 하니 국민들도 정책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이 정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정치인이 무엇 때문에 골치 아프게 정책개발에 몰두할 것인가.

좋아하는 사람의 정책은 나빠도 흠이 안되고, 싫어하는 사람의 정책은 좋아도 못마땅하다고 하니 정치인들은 정책 개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정책을 아무렇게나 내어놓은들 국민들은 세심하게 분석 평가를 하지 않으려 하고,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니 올바른 민주국가로의 길은 요원하고 선진국 문턱에서 선 채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입만 열면 민주주의, 민주주의 하지만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이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 막상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책임은 외면한 채 사사건건 정부나 대통령 탓만 하고 있으니 이런 자세로서는 국민이 올바른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정치(民主政治)는 바랄 수 없는 것이고 급기야는 ‘우민정치(愚民政治)’로 추락할 수밖에 도리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도 그동안 어지간히 정치공부 깨나 했다고 생각한다.

배고픈 시절에 성장주도(成長主導)의 체제에서 배고픔은 면하고 일자리는 제법 창출했지만, 정경유착과 부패 그리고 빈부격차라는 뼈아픈 경험도 해봤고, 고루 잘산다는 분배위주(分配爲主)의 정권 하에서는 의료보험제도의 향상이나 정경유착의 고리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하겠지만, 매끄럽지 못한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으로 극심한 실업난, 교육의 혼란, 성장잠재력의 저하 등 어려움을 겪은 현실도 체험해보았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는데는 대통령후보들의 정제되지 않은 정책과 구체성 없는 장밋빛 공약만으로는 다가오는 5년을 아무도 장담하기가 어렵고, 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국민들의 새로운 민주의식과 각오가 함께 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다.

뼈를 깎는 각오로 참다운 나라의 책임 있는 주인이 되어, 대통령의 올바른 정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평가하면서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5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뿐’이라고 말한 처칠과 같은 대통령,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를 묻는 대신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어달라’고 케네디가 과감히 주문한, 바로 우리가 그런 국민이 되어 앞날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굳은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올바른 민주 시대를 열어나가면서 앞날이 탄탄한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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