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본회의서 제정 결정

"조형물을 디자인해서 세우든, 관광시설은 관광시설다워야지요."
"관광지에 회색빛 시멘트가 웬 말입니까, 관광거제 꿈꾸는 거 맞습니까?"
관광시설물로서 특색도 없고 흉물로 취급되던 일부 공공시설들이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거제시 도시계획과는 지난 24일 공공시설물의 디자인 수준향상을 위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8월4일 공공디자인 진흥에 관한 법률시행 이후 공공디자인 업무의 초석 마련을 적기에 시행하고자 발의됐다.
공공디자인 진흥조례안은 지난 2008년 경기도 광주·구리시에서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조례를 제정한 이후 도시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자체 중심으로 제정됐다. 거제시는 비슷한 성격을 띠는 거제시 경관조례가 2009년에 제정돼 경관관리의 기본원칙과 우리 시의 자연·역사 및 문화적 특색이 강화된 도시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경관조례는 시설물의 디자인에 역점을 두기보다 주변 시설물들과의 조화·조망 등이 우선순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관 조례에서는 색감과 자재 등에 대해서는 지적하지만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에서는 조형물의 형태까지도 검토가 될 수 있다.

현재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옥포항 어구정리함과 사등면 가조어촌관광단지는 이미 공사가 진행돼 설계변경은 어렵더라도 추후 인근 사업과 연계해 관광지에 어울리는 조형물로 재탄생될 수 있는 기대가 일고 있다.
김연구(51·옥포동)씨는 "유일하게 옥포항 어구정리함이 흉물이 아닐 때가 밤이다"며 "어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조성한 만큼 인근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처음부터 설계 및 색감 작업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승원(47·옥포동)씨는 "관광지로서의 거제는 자연풍광 외에는 없다는 지적이 있는 이유는 관광디자인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피시설인 소각처리장도 동화 속 건물처럼 디자인해 관광명소로 조성했던 광주시처럼 거제시도 지역 곳곳에 있는 공공시설물들의 디자인 작업이 필요하다"며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이 제정되기를 바랐다.
이에 대해 시 박무석 도시계획과장은 "일부 경관위원회와 중복되는 사항은 행정적으로 잘 풀어나가고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해 공공디자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