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긴급 도로보수 체계, 시민만 울상
구멍난 긴급 도로보수 체계, 시민만 울상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8.01.03
  • 호수 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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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발생시 중장비 대여 안되면 작업 손놓아

업체와 인센티브 협약 등 현실적 대안 마련

거제시의 긴급 도로보수 체계가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드러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구나 대형사고 발생 때는 가동할 수 있는 중장비가 없고 중기업체와의 긴밀한 협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오전 6시께 아주동 남문주유소 앞 국도 14호선에서 장승포에서 옥포쪽으로 향하던 봉고 승합차(운전자 지모씨·35·능포동)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멘트 블록으로 만들어진 대형 중앙분리대 3개가 반대편 차선을 덮치면서 승용차 3대가 크게 부서졌다.

문제는 사고 이후 발생했다. 119구급대와 견인차가 도착, 부상자를 후송하고 사고 차량을 옮겼지만 중장비가 없어 대형 중앙분리대를 제때 치우지 못했던 것.

이 때문에 출근길 교통대란이 발생, 오전 8시30분께까지 옥포 시내가 차량들로 마비 되다시피 했고 국도 14호선은 송정고갯길까지 막히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 지난해 12월26일 국도14호선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대형 중앙분리대가 도로에 나뒹굴고 있다. 이 사고로 국도14호선 옥포에서 장승포 구간이 2시간 넘게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찰과 시 공무원들이 출동해 교통정리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8시가 넘어 겨우 동원된 중장비로 중앙분리대를 원상 복구한 뒤에야 교통대란은 끝났다.

현재 거제시가 긴급도로보수 작업에 투입하는 인력과 장비는 수로원(도로보수작업인부)18명과 기본 장비가 전부다.  사고가 접수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작업을 실시하지만 중장비가 필요한 대형사고 발생시는 속수무책이다.

비상연락을 통해 중장비를 동원할 수 있는 업체는 신현지역 3곳. 이마저도 새벽시간대나 중장비가 다른 공사장에 나간 경우에는 여의치가 않다. 또 각 읍면동별 중기업체 연락망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거제지역 중기업체 대부분은 1-2시간의 작업을 이유로 24시간 대기할 수도 없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업무협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거제시도 예산을 이유로 중장비 보유·운영에 비관적인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장비 동원이 필요한 도로복구 작업은 더딜 수밖에 없어 보다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장모씨(48·옥포동)는 “교통사고나 산사태 등으로 도로가 끊기면 중장비를 동원해 곧바로 복구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 체계가 마련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거제시에서 중장비 보유가 힘들다면 중기업체와 긴급지원 협약을 맺고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제시 건설과 관계자는 “중기업체들과 비상연락망이 갖춰져 있지만 새벽시간대에는 장비수배가 힘들거나 통화가 아예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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