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판매여부·시설비 관건
지역주민 "혈세 아깝다" 볼멘소리

국민의 혈세 50억원을 들여서 만든 수산물종합유통센터(사진)가 완공 1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어 소유주 거제시와 운영주체 거제수협에 대한 시민의 시선이 따갑다.
거제시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국·도비 32억5000만원, 시비 17억5000만원을 투입해 장승포로 76에 장승포 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지난해 9월 완공했다. 지상 4층, 연면적 2530㎡, 지상 4층 크기인 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1층에 수산물 판매시설, 2층 회센터, 3층은 냉장창고와 작업실, 4층 수산물 건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수산물종합유통센터 운영주체로 낙점된 거제수협은 운영흑자를 낼 수 있도록 농축산물 판매시설 및 식육식당, 그리고 내부 기반시설을 해 달라고 거제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거제시는 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이고 또 조선산업 불황으로 시 예산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처지에서 1억원이 넘는 내부 시설비를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거제수협 관계자는 "연중 유동인구가 많은 대도시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중심상업지구라면 모르겠지만 장승포항 한쪽에 입지한 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수산물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수산물 말고도 농축산물 등 다양한 물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하고 식당도 있어야 집객을 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기반시설에 있어서도 거제시에서는 수협이 부담하라고 하지만 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물이 수협 소유가 아니고 운영만 맡을 뿐이다. 집 주인이 건물 내부공사를 하지도 않고 세입자에게 하라고 떠넘기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거제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건립 취지에 어긋나는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고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내부 시설비용은 당초 예산에 없었기 때문에 새롭게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수협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다른 운영주체를 찾으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특정인이나 마을 주민이 운영하기는 덩치가 크고 공정성 시비도 있을 수 있다. 항만사용료 등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수협이 운영주체로 가장 적당하므로 운영주체를 바꾸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거제시와 거제수협 간의 '샅바싸움'으로 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개장이 연기되자 지역 주민들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장승포지역 어촌계 관계자는 "지역상권 살리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인 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개장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거제시와 거제수협이 의견을 어느 정도 조율해 내년 초에 개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개장하고 나서도 지역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적으로 이 문제부터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