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거제시 발빠른 대처 "빛났다"
시내버스 파업, 거제시 발빠른 대처 "빛났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7.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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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시내버스 파업 파동 여파…거제 지난 3일 시내버스 올 스톱
노조협상에 적극 나서지 못한 점은 아쉬워
지난 3일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으로 버스운행이 멈췄다. 고현시내버스터미널에 운행을 멈춘 버스들과 그 옆 버스정류장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지난 3일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으로 버스운행이 멈췄다. 고현시내버스터미널에 운행을 멈춘 버스들과 그 옆 버스정류장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시내버스 파업이 24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3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전국자동차노조연맹 경남지역조합은 이날 저녁 7시께 사측과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오전 4시부터 정상운행이 됐다.

파업은 하루뿐이었지만 교통취약계층에게는 거의 유일한 운송수단인 버스파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았다. 이 가운데 경남도와 거제시의 발 빠른 대처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시내버스 파업, 왜?

전국자동차노조연맹 경남지역조합(이하 버스노조)에 따르면 지난 7월28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사측인 경상남도버스조합(공동교섭 25개사·이하 사측)과 6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 7%(14만5470원) 인상·근로일수 1일 단축·상여금 15%(현재 345%→360%) 인상·하계휴가 유급 휴가일 1일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버스승객 감소로 인한 누적 적자 증가로 추가 재정 지원이나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지난달 11일 6차 교섭마저 성과 없이 끝나자 노조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서 지난달 27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94%의 찬성으로 파업 돌입을 통과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거제시 전역 시내버스가 멈췄다.

노조의 파업으로 부담감을 느낀 사측은 지난 3일 오후 경남지방노동위원장과 경상남도의 중재로 임금 월 7만원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했다. 버스노조의 요구 중 핵심조항인 근로일수 단축은 각 지자체별·업체별 근로일수 상황이 달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상여금 인상과 유급 휴가일 확대 등은 노조가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전, 道·거제시 발 빠르게 대처

사측이 지난 1일 뒤늦게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내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16일까지 중재조정을 진행하자고 노조에 전달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약 3개월 동안 시간만 끌어오던 사측의 진정성을 의심해 지난 3일 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노조는 시내전역 파업에 돌입하기 전 경상남도와 거제시 교통행정과에 알려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반동식 교통행정과장은 "삼화여객노조 측의 평화시위도 있었고 버스운전기사들의 업무환경에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노사협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8시~오후 4시 8시간 셔틀버스 운영, 각 이·통장별 수시 전달, 긴급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렸는데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지난 3일 셔틀버스 운행 시간 동안 셔틀버스마다 공무원 1명씩을 동행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편의를 제공했다. 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평소 출퇴근에 버스를 이용하지 않아 몰랐지만 많은 시민들이 여전히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거제시, 파업 막을 순 없었나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안겼기 때문에 행정의 발 빠른 대처는 감사하고 노조의 파업도 이해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김남도(53·옥포동)씨는 "삼화여객 노조에서 행정이 처우개선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면서 "왜 거제시는 더 적극적으로 노사 협의를 이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노경석(40·연초면)씨는 "노조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은 모른 채 시민들의 불편을 안겼다는 이유로 비판을 곳곳에서 받고 있다"며 "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득시키고 행했으면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화여객 노조 관계자는 "파업 하루 만에 협의를 이뤄 다행"이라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전에 해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파업에까지 이르러 죄송한 마음과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한 운송수단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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