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대형차량 주차 '고무줄 행정'
거제시 대형차량 주차 '고무줄 행정'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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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공영주차장 완공 전 임시주차 불가피…행정 잣대 애매
"민원 제기되면 주차허용 철회"…"주차허용 전 주민설명 필요"
거제시가 대형화물차량 임시주차장을 운영하면서 '고무줄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고현동 독봉산 웰빙공원 앞 도로에 대형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
거제시가 대형화물차량 임시주차장을 운영하면서 '고무줄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고현동 독봉산 웰빙공원 앞 도로에 대형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

화물공영주차장 완공이 4년 후로 미뤄진 가운데 거제시가 대형화물차량 임시주차를 지역 곳곳에 허용하면서 주민불편과 화물운전자들의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전설명도 없이 갑자기 마을 인근에 대형화물차량이 적게는 2대, 많게는 10여대가 주차되면서 주민 불편은 물론, 민원이 제기되면 주차허용 협의가 한 순간에 깨져 하루아침에 주차공간이 사라지기 일쑤여서 행정의 잣대가 분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거제시는 대형차량의 주차공간이 없어 일부지역에 주차를 허가하고 있다. 시는 2차선 도로 신호등 기준 30m 이내에는 주차를 허가하지 않는 등 규칙을 내세워 차량통행에 위험을 주지 않는 곳에 임시 주차를 허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고현동 독봉산 웰빙공원과 옥포대첩기념공원 인근 도로 등이 허가된 공간이다.

이곳은 대형화물차량 수십여 대가 한쪽 방향으로 나열돼 있다.

하지만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곳은 넓은 공간이 아닌 아파트 인근이나 터널과 같은 대형화물차량 한두 대 들어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의 통행이 많은 통학로이거나,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눈에 띄지 않기도 해 위험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인근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라도 하면, 화물연대와의 협의는 임시 주차허용 철회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그 피해는 대형화물차량 운전자다. 대형차량운전자 A(47)씨는 "시민들의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임시로 허가를 받은 공간만큼은 이해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라며 "이전 횟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임시 주차허용이 철회라도 되면 상당한 부담을 갖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임시주차 허용에 대해 공론화 등 사전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상영(44·아주동)씨는 "화물차량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보니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에 거제시가 충분한 설명만 했더라면 집단이기주의 같은 지적은 현저히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거제시가 마음대로 오늘은 주차해도 되고 내일은 민원이 제기됐으니 주차하지 말라는 식으로 운영할 게 아니라, 분명한 규칙을 이행하고 사전에 주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사전 고지가 나가면 반발이 더 심할 수 있어 우선 시행부터 한 경향이 있다"며 "임시 주차 허용 시 주민설명회나 공고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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