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1곳 5279세대 착공, 6곳 신규 공동·임대건설 추진

거제 지역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 미분양이 2000세대에 육박해가지만 공동주택 허가는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거제시를 제18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는 제10차에 이어 8회 차 연속으로 지정된 것이다. 거제시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이유는 최근 3개월 동안 미분양세대 수가 1000세대 이상에 전월보다 미분양세대수 감소율이 10% 미만이기 때문이다.
시 주택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분양세대는 1739세대로, 1월 1745세대에서 6세대만이 분양됐다. 현재 16곳의 공동주택에서 신규분양을 하고 있지만 최근 6개월 동안 분양이 되고 있는 곳은 일부 극소수이고 10곳 넘게 분양이 제자리걸음이다.
오는 10월 입주예정인 일운면 코아루 파크드림은 분양률이 46.8%밖에 되지 않아 과반수도 팔리지 않았다. 코아루 파크드림은 입주까지 약 6개월이 남아 사정이 좀 낫지만 지난해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옥포동 도뮤토 2단지는 55.7%,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션파크자이는 분양율이 71.5%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분양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거제시가 공동주택 허가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지역에 주택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모두 11곳으로 총 5279세대다. 11곳 가운데 3곳을 제외한 8곳은 조선산업 경기가 활황이었던 2014년~2015년 초께 승인이 이뤄져 지금까지 진행 중으로 올해 대부분 준공돼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등면 덕호리 연립주택단지는 공사자금 문제로 결국 중단됐다.
11곳은 공사를 시작하는 삽이라도 떴지만 사업승인을 받고서 첫 삽조차 뜨지 못한 곳도 10곳이 있다. 이 세대수만 5258세대다. 2016년 분양을 시도하다 중지한 아주동 협성건설은 여전히 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고 나머지 9곳도 마찬가지다.
주택건설 승인이 난 곳조차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제시는 현재 4곳의 공동주택사업과 기업형 임대주택 2곳을 추진 중에 있다. 이들 세대수만 6596세대에 달한다. 새로 지어지는 공동·임대주택만 1만1854세대다.
한기수 거제시의회 부의장은 "미분양 지구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거제시가 계속해서 아파트 건설사업 계획을 추진하니 우려의 시선을 넘어 시민들은 의혹의 차원으로 치닫는다"며 "집값 하락으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용이할 수도 있겠지만, 집값 하락 걱정을 넘어서는 빈집 발생으로 오래된 공동주택은 슬럼화 되고 신규 공동주택은 아파트 입주민이 일정 이상 들어서질 않아 마을이 형성되질 못하는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끊임없이 자연을 파헤쳐 가면서 건축허가를 남발하는 거제시가 지금이라도 장기적인 주택보급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발이 가능한 부지에 사업자 측에서 사업 계획을 가져오는 이상 허가를 강제적으로 막을 법 조항이 없다"며 "사업 성공 가능성이 부족하면 사업자가 먼저 손을 뗄 텐데 꾸준히 들어오는 건 장기적인 투자로 봐야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