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하수처리과·거제면…"우리도 모르는 일"

"이게 뭔 일입니까. 하루아침에 논이 파헤쳐졌어요. 누군가는 했는데 했다는 사람은 없고 이거 누가 다 보상해줍니까?"
거제면 남동마을에서 벼농사를 하는 A씨는 지난 14일 벼 농지를 찾았다가 너비 3m, 길이 150m에 면적 450㎡에 해당하는 부지가 파헤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포크레인이 지나간 바퀴 자국이 주변과 벼 농지 곳곳에 남아 있고 파헤친 토사를 옆에 작은 둑으로 쌓아놓은 흔적은 사람 힘보다 기계 힘을 빌렸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문제는 이 행위를 누가 했는지 알 길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A씨는 혹여 시에서 농작이나 하수도 공사 때문에 파헤쳤나 싶어 시 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와 하수처리과, 거제면에 문의했지만 '아니다' '모른다'는 답변만 돌려받았다.
농지 바로 옆에 있는 거제면하수종말처리장과 전원주택 공사장, 찜질방 사업주에도 공사현장을 봤거나 했느냐고 물었지만 이들도 모른다고 답했다.
A씨는 "면적이 넓기도 하고 기계로 훼손했기 때문에 농민 혼자서 이걸 수습하기에는 힘들다"며 "누군지를 알아야 피해 보상이라도 물텐데 현 상황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인근 주민 B씨는 "거제면 중심도로인 거제남서로에 현재 하수관로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부 관로가 현 부지에 가까운 곳에까지 위치해 있다"며 "타지에서 온 공사업자가 아래 위가 헷갈려서 일부 훼손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고 제기했다.
해당 현장공사소장은 이에 대해 "공사 기간 동안 공사해당지역 외에 업무를 이행한 적은 없다"며 "확인은 해보겠다"고 답했으나 이후 답변이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A씨는 "백주 대낮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황당할 따름이다"며 "면사무소를 통해 시에 진상규명을 요청하고 경찰에 농지 훼손 등에 따른 수사의뢰를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