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피해 없는 멀쩡한 산양천 왜 손대나"
"홍수피해 없는 멀쩡한 산양천 왜 손대나"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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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주민설명회서 주민 불만 불거져
"보만 제거하면 물흐름 좋아져...협의 없이 통보 일방통행식"
道 "매년 강수량 증가 따라 인명 및 재산 보호 차원서 실시"

거제시 동부면 산양천 홍수방어능력 향상을 위해 경남도가 추진하는 산양천 하천재해예방 사업이 동부면 주민들의 꾸지람 속에 주민설명회가 마무리됐다.

경남도 수자원정책과는 지난 14일 동부면사무소에서 산양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실시설계와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50여명의 동부면민이 참석한 가운데 90여분 동안 진행된 주민설명회의 열기가 가해지자 제채윤 동부면장의 제재로 겨우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도 수자원정책과에 따르면 도는 산양천 하천재해예방을 위해 산양천 길이 3.3㎞에 231억7000만원이 투입한다. 주 사업은 산양천이 흐르는 유천교·동산교·오망천교·산천교에는 교량 설치와 하천 폭 확장이다. 폭 길이 30~50m에 해당하던 사업 지역은 50~96m로 늘어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산양지구 주변 마을이 폭우 피해가 크게 없었던 건 당초 하천재해예방 계획이 잘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라며 "매년 강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인명 및 재산 보호 차원에서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부면민의 생각은 달랐다. 동부면민은 사업대상지 모두 하천 범람 피해가 없었고 폭우로 인해 일부 지역이 잠긴 것은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흘러내려간 빗물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재해로부터 인명 및 재산 보호 이전에 사업 계획 단계부터 보상과 관련해 주민들과 선제적으로 협의가 이뤄져야 했는데 '통보'에 불과했다고 분개했다.

원희철 동남부농협조합장은 "50년 동안 오망천이 우수로 인해 범람한 적도 없는데 사업에 포함된 이유를 설명해 달라"며 "강의 폭을 넓히는 것보다 준설토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또 "동부면은 50∼60년대 물과 고기가 반씩 떠다닐 정도로 자연생태계가 살아 있었는데 자연재해예방사업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심광 전 시의원은 "계획을 세우고 부지보상협의와 관련해 유지한테 미리 연락을 하지도 않고 행정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주민들이 많다"며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왔던 면민들의 터전이 공사 지역에 포함되면서 터를 잃게 됐는데 공시지가로만 보상금액을 재단하면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동부면민은 "교량을 넓히고 강 폭을 넓히는 건 원천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현재 산양천 줄기에 보가 7~8개 있는데 이중 2개는 꼭 필요하지만 나머지 보를 다 제거만 해도 강물 흐름이 자연스러워져 범람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산 낭비 지적도 잇따랐다.

일부 면민들은 공사와 함께 친수공간 조성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도 관계자는 "하천재해예방사업 외의 사업은 해당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도 관계자는 그러면서 "산양지구가 초기에 사업이 지정돼서 행정에서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주민설명회와 같은 시간을 자주 갖고 주민들의 의견에 보다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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