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통영산 생굴에서 식중독 원인으로 꼽히는 '노로바이러스'가 발견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노로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도 닷새 동안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지 않아 파장이 일고 있다.
해수부는 뒤늦게 해당 지역에의 굴 생산을 중단하고 제품 수거에도 나섰으나 이미 유통된 물량은 손쓸 방법이 없어 소비자들이 문제의 생굴을 섭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5일 거제·통영 해역에서 생산된 굴 유전자를 분석해 노로바이러스 유전체를 검출하고 해수부에도 이를 보고했다. 수과원은 이어 거제시와 통영시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통영·거제수협에도 '생식용 굴 생산을 중단하고 가열·조리용으로만 유통하라'고 통보했다. 거제시와 통영시도 어민들에게 해당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전파했다.
해수부는 "검출된 바이러스 입자가 극미량이었고, 검출 사실을 양식어민들에게 즉시 통보해 가열·조리용으로 용도가 표시돼 위판되도록 조치했다"며 "85℃ 이상으로 가열하여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즉각적인 대응을 취하지 않은 해수부 탓에 이미 상당수 생굴 물량이 마트와 식당에서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뒤늦게 일부 마트들이 생굴을 철수하고 있지만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구토와 복통·설사·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각한 경우 탈수까지 진행된다. 게다가 감염된 사람의 침이나 콧물 등 분비물로도 쉽게 옮길 정도로 전염성도 매우 높다.
수과원은 26일 거제·통영 지역에서 생산된 생굴의 시료를 다시 채취한 뒤 한 번 더 유전자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는 이달 29일 또는 3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과원 관계자는 "고농축 마비성 패독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어느 정도 양을 위험하다고 볼 것인지 국제적으로도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이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정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