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피해지역은 일대 해역 1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태안군 주민들은 현재 피해면적이 태안군 전체 531㎞ 전 해역이라는 주장이다. 사고발생 34일째인 지난 10일, 복구 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벌써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매일 2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을 찾는 등 우리의 바다를 살리기 위한 국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 편집국 기자들은 10일, 태안 기름유출사고 현장을 방문, 이번 방제작업은 어떤 방법으로, 또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진행되는지, 바다를 끼고 사는 우리가 참고할 상황은 어떤 것인지 등을 점검하며 참여자 전원, 직접적인 방제 체험과 함께 한파도 아랑곳 않는 거제 시민들의 봉사현장을 취재했다.
특히 김징완 삼성조선 사장과 그 가족은 주말마다 현장을 방문, 직원들을 독려하며 손수 방제작업에 나서기도 한다. 또 박영헌 부사장과 김상훈 상무가 이곳에 상주하며 삼성조선 봉사자들의 방제작업을 총지휘한다.
그들은 남들이 즐기는 크리스마스도,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는 신정조차도 잊은 채 오직 기름 묻은 바위와 모래바닥을 닦고 파고 뒤집기를 반복, 기름에만 절어 지냈다.

여기에다 대우조선 임직원 1,400명을 비롯 거제자원봉사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대한적십자거제지부협의회 장진회 신현읍번영회 바르게살기거제시협의회 오션백화점 임직원 신현교회신도들 용주사신도회원 능포동주민 상공회의소 회원 등 15개 단체 530명도 동참했다.
또 환경운동연합과 전교조 거제지부 등 일부단체들도 자체적으로 봉사단을 조직,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1단계는 바위에 붙은 기름을 닦아내고 기름이 묻은 모래는 퍼낸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이달 말까지며 곧이어 2단계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전문방제 업체를 이용하는 이 전략은 500m×500m 구역을 설정, 기름이 묻은 모래와 자갈을 퍼내 삶는 것으로 기간은 약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3단계 전략은 삶아 낸 모래와 자갈을 자연에 말려 원래의 자리로 되돌린다는 계획으로 이는 해양이 원상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태안일대를 10개 구역으로 나눠 지역별 맞춤방제를 실시한다는 이 계획은 첫째 만대 동쪽 해안은 자연 치유 및 장기관찰 필요지역으로, 두 번째는 학암포, 구례포 등으로 이곳은 자갈 등의 갈아엎기를, 세 번째는 산두리 지역으로 갈아엎기 및 오염찌꺼기 제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는 구름포, 망산, 백일포 등으로 선정, 이곳은 자갈해안은 손으로 방제하고 나머지는 자연치유를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또 여덟 번째는 파도리 해안으로 이곳은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아홉 번째로 가의도는 바위에 붙은 ‘기름’과 ‘타르볼’이 확인됨에 따라 자갈해안은 자유치유를, 타르볼은 직접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는 내파수도로 이곳에는 해변 1m 깊이에서 원유가 관찰됐던 점을 감안, 표면 아래 오염을 물로 세척해 낸다는 계획이다.
531㎞에 달하는 해안의 양식장은 물론 수산물 관련 업체 식당 숙박업소 일반 매점까지 한목소리를 내도록 면과 마을단위 책임자를 선정하는 등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 빈틈없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 행정이나 주민들이 이번 유류유출 사고에 대한 정확한 피해액을 산출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한국해양연구소와 일본 캐나다 등 선진 해양관련 전문기관에 의뢰, 우선적으로 피해액을 집계하고 정부에 그 대책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태안군 유류유출사고와 관련 정확한 피해 집계 및 보상완료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일지
2007년이 저물어가던 12월7일 오전 7시6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10㎞ 지점 해상에서 삼성조선 소속 해상크레인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원유 12만547㎘(6만2천735드럼)가 바다로 유출됐고 이날 오후 8시께, 기름띠는 인근 만리포, 천리포, 모항 등으로 퍼져나가는 등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12월18일 오후에는 사고지점에서 100km가량 떨어진 전북 고군산말도, 연도, 개야도에까지 기름띠가 발견됐고 30일에는 전남 신안 대광해수욕장에 기름띠가 상륙한데 이어 올 1월2일에는 타르볼(기름찌꺼기)이 전남 진도, 해남 및 제주 추자도 해안까지 확산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사고발생 35일째인 10일 현재, 만리포 해수욕장 등 모래밭의 기름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워 해양의 제 모습을 되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파도가 닿지 않는 곳 일부 바닷가 바위와 자갈에는 아직도 기름흔적이 남아있다.

태안군청 방제 시스템
충남 태안군(군수 진태구)은 상황실을 설치, 실장에는 문득호 기획감사실장과 이기재 재난관리과장 등 2명을 공동선임,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기름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상황실에는 이장주 민방위 계장이 이곳 상황실에 상주, 그는 가족의 얼굴보기 조차 힘들 정도다.
이곳 상황실은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을 24시간 교대 근무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660여 명에 이르는 공무원은 매일 20% 가량을 제외하고 모두 방제현장에 투입한다.
또한 이곳 상황실은 밀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의 지원도 힘 든다. 인원파악에서부터 먹는 것, 쓰이는 것 모두가 상황실 책임이다. 그러나 올 들어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다소 줄었다.
김 계장은 “사고 이후 지난 12월까지는 하루 평균 5만여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을 찾았지만 1월 들어서는 하루 평균 2만여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