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가와 상가 밀집지 주변 소방도로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점령당한지 오래다.
특히 화기 취급이 빈번한 겨울철,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우려되고 있지만 야간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관리감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거제지역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상가, 시장 주변에는 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소방도로가 개설돼 있지만 가는 곳마다 주차장으로 전락,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주차난과 맞물려 심야 시간대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양상 보이고 있지만 행정의 무관심과 대다수 운전자들의 시민의식 부족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 진압과 응급환자 수송 등 긴급 구조·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방차와 환자수송차량의 진입이 지연되거나 아예 진·출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거나 인명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거제지역 고층 아파트 단지의 경우 대형 사다리차 운용을 위한 소방차 전용주차선이 설치돼 있지만 입주민들의 주차 차량으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또 소방도로로 활용되고 있는 주택가 주변 이면도로 대부분은 양방향 주차차량들로 진입자체가 불가능한데다 곡각지점 대각주차 차량들로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거제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야간 소방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거제소방서에서 소방 출동로 확보에 대한 홍보·계도활동을 연중 실시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협조가 부족,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거제소방서가 소방차 장애지역 대상으로 선정,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은 신현·장평지역 9곳(2.66㎞), 옥포지역 5곳(1.3㎞), 장승포지역 1곳(0.7㎞) 등 모두 15곳 4.66㎞.
소화전 주변 5m이내 주·정차 금지와 이면도로 양면주차 금지, 진입구와 곡각지점 주·정차 금지, 아파트 소방차 전용주차선 설치 등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주차단속과 과태료 부과 등의 강제적인 제재가 불가능, 소방도로 확보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민 최모씨(48·신현읍)는 “설마하는 무관심이 엄청난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시민들의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거제시의 미온적인 태도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하다”며 조속한 대안을 촉구했다.
정호길 거제소방서 진압대장은 “소방도로 확보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시민들의 의식전환과 자발적이 협조가 가장 필요하다”며 “유관기간과의 협조를 통해 야간 불법 주·정차 단속활동을 강화하는 등 소방 출동로 확보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거제소방서가 정식으로 주차단속권한 부여를 요구해 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면서 “교통체계개선사업을 통해 소방도로로 활용되는 이면도로에 대해서는 일방통행로로 지정, 불법 주·정차를 방지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