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원망스러운 전통시장
'폭염'이 원망스러운 전통시장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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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손님 없는데 폭염에 발길까지 '뚝'
고현·옥포 상인 "손님 없어 매출 20~40%가량 줄어"
최근 연이은 폭염으로 고현·옥포 등 지역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뚝 떨어지면서 상인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사진은 고현종합시장 모습.
최근 연이은 폭염으로 고현·옥포 등 지역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뚝 떨어지면서 상인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사진은 고현종합시장 모습.

'역대 폭염' '최악의 폭염' 등 갖가지 수식어로 시민들을 당혹케 한 폭염이 한 풀 꺾이는 가운데 폭염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전통시장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옥포·아주·고현동 중심으로 경기침체 체감이 높아진데다 폭염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반면 실내 에어컨으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대형마트·영화관에는 주말마다 발 디딜 틈이 없어 폭염으로 양극화는 더 극대화됐다.

특히 전통시장에는 옥포동은 가림막이라도 설치돼 있지만 고현동은 가림막도 설치 안된 곳이 대다수인데다, 냉방시설은 전혀 설치가 안 돼 있어 시민들의 발길도 끊겼고, 신선도가 중요한 가게는 일부 문을 닫기도 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A(58·옥포동)씨는 "30년 동안 생선가게와 늘 같이 문을 열었는데 이번 여름은 생선이 버틸 힘이 없어 야채만 가판대에 올려놨다"며 "선풍기로 버티고는 있지만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장사는 곤욕"이라고 말했다.

일부 젊은 상인들은 냉풍기(얼음팩이나 얼음 등을 이용해 냉각된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를 이용해 그나마 에어컨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이 선풍기로 한 명이라도 더 올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B(47·고현동)씨는 "어르신들이 여름철마다 가게로 들어오라고 해도 민폐라며 안 들어오셨는데, 올 여름에는 가게 찾는 손님보다 주변 상인 분들의 사랑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외부 바람이라도 가끔 불어오는 시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고현공영주차장 안에 위치한 시장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각 품목이 정해져 있어 다른 품목은 팔수도 없는데, 모처럼 신선한 야채와 생선을 받아와도 내부의 후덥지근한 공기와 악취에 들어서려는 발걸음을 주춤하게 만든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C(69·고현동)씨는 "차라리 밖에서 장사했을 때가 나았다"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조선해양플랜트과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부 더위를 피할 대안책은 마련했지만 효과가 미비했던 것 같다"며 "이상기온이 앞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인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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