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는 백년 손(客)이요, 며느리는 종신식구라」는 말은 사위나 며느리나 다 남의 식구지만 사위는 끝끝내 남의 식구일 뿐이고, 며느리는 제 식구 됨을 말한다. 흔히 사위를 일컬어 「백년지객(百年之客)」이라 하는데 이는 평생을 두고 어려운 손으로 맞아준다 함으로 언제나 어려운 존재임을 뜻한다.
『삼국지』위지동이전에 고구려의 결혼 풍습 중에 예서(預壻)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남녀 간에 혼담이 결정되면 신부 집에서는 본채 뒤에 서옥( 屋)을 짓고, 남자는 정해진 날 저녁에 돈과 패물을 가지고 신부 집에 가서 신부와 함께 자게 해 달라고 청을 넣는다.
그러면 신부 집에서는 두어 번 거절했다가 서옥으로 인도해 신부와 함께 지내게 한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아 웬만큼 장성하면 신부와 함께 돌아가는 풍습으로 이런 데릴사위를 예서라 하고 서류부가( 留婦家) 형태다.
솔서(率 서)는 단순히 가사를 돌보기 위한 일종의 집사와 같은 구실을 하는 데릴사위를 일컫고, 서양자(壻養子)는 딸만 있는 집안에 가계(家系)나 가업(家業)을 이으려고 사위를 양자로 맞아들이는 방법이다. 아직도 일본에서는 아들이 없거나 시원찮으면 데릴사위에게 처가 성(姓)으로 바꾸게 하고 재산을 물려주고 있다
이와 반대로 동옥저와 고려시대 성행했던 민며느리제도는 10세 정도에 미리 며느릿감을 데려다 키웠다가, 장성한 뒤 일단 여가(女家)로 돌려보냈다가 그쪽에서 청구하는 전폐(錢幣)를 지불한 후 다시 데려와 혼인하는 예부혼(預婦婚)이다.
지난 6월 1000억 원대 재산을 가진 사업가가 자기 딸과 결혼할 데릴사위를 공개 모집하자 무려 27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9월에는 150억 원대 재산을 가진 40대 독신 여성이 남편감을 찾는다고 하자 15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우리 속담에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처가살이는 안한다」 했는데 세상이 재미있게 변하고 있다. 허기야 자식 몇 안 낳는 요즘은 데릴사위가 큰 매력일 수도 있다.(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