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종합사회복지관은 각 프로그램을 통해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계절에 따라 나들이를 나가기도 한다. 이번 달에도 한자반 어르신들은 야외수업을 겸한 나들이를 내장산국립공원 내 백양사에 다녀왔다. 계절마다 나들이 계획이 잡혀지면 강의실은 표현하지 못할 훈훈한 분위기가 애들과 같은 동심의 마음들이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평소 어르신들의 말씀들이 생각난다. 복지관이 천국이라 불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료한 날들을 친구·벗들과 만나 대화하며 하루를 보내는데 의미를 두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자신에 대한 제2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자반 강의실 옆에는 어르신들로 가득매운 바둑교실은 사람의 감정까지 잘 다스려주는 공동체 생활에서 느껴지는 모습들이다. 한없이 작아지는 기 싸움만 간혹 들릴뿐 사회에서 감정에 부딪칠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다.
한자반 강의실은 복지관이 아늑하게 위치한 곳이라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서당에서의 교육을 겸한 때론 힐링이 되는 곳이다. 영혼이 머문다는 지리산 서당이 있다면 복지관 한자교실엔 소통과 협업을 통해 크고 작은 일들을 서로 논하기도 한다.
소소한 일상까지도 우애를 다져가며 서로간 선비라 칭하면서 옛날 훈장님으로부터 배움을 받는 서당이라 불리면서 조용히 공동체의 가치를 교류하고 학문에 전념하면서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읽어버리지 않으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번 나들이는 어르신들의 영역과 맞물려 가을은 뜻있는 계절이다. 스산한 바람소리에 움츠리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보인다. 조금 늦은 가을 떨어지는 낙엽들을 밟으면서 내장산 가을 산속에 잠시 쉬어보기도 한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간단한 간식들로 출출함을 우선 면하면서 평소와 학연이 다르게 표정들이 환해져있다. 새롭게 단장된 내장산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길은 기운차보였던 모습들은 금세 간데없고 어눌해진 거름이며 지쳐있는 표정에서 이게 세월인가 싶다. 어느 고누적한 공원에서 한참을 쉬어본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곳을 보며 지금의 우리인생이 너처럼이나 아름답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을 지켜 가리라. 더 늦기 전에 가을의 풍요로움을 찾아 매년 어르신들의 환해진 모습들을 보게 되기를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