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을 앞두고 인파가 붐비는 장날을 이용, 일명 소매치기 수법으로 농촌 노인들의 금품을 노리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들 소매치기범들은 주의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나 제수용품 구입 등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시민들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있어 장날만이라도 경찰의 지속적인 순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 거제면 5일장을 찾은 김모(81·거제면) 할머니는 오전 9시께 떡집에서 떡을 산 후 참기름을 사기 위해 손지갑을 찾았으나 앞주머니에 있어야할 지갑이 오간데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떡집에 가봤지만 지갑을 찾을리 만무했다.
떡을 살 때 뒤에서 밀치는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범인이었을 것이라는 짐작과 함께 지갑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발길을 돌려야만했다.
김 할머니는 “지갑에 만원짜리 세 장과 천원짜리 몇장밖에 들어 있지 않아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불쌍한 농촌 노인들까지 등쳐먹는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속상했다”며 “도둑놈이 괴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디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해도 정이 넘쳐야할 시골장터에서 노인네 쌈짓돈을 터는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린다니 참 씁쓸하다”며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알리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29일 이모씨(여·45·동부면)는 설 차례상에 올릴 생선을 사러 거제면 장터를 찾았다가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혼잡한 가운데 생선값을 계산하려니 핸드백이 열려있었고 지갑은 사라진 후였다.
이씨는 “제수용품은 둘째고 잃어버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기에 바빴다”며 “주민등록증이고 운전면허증 등을 다시 발급받으려니 눈앞이 캄캄했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날 소매치기에 대한 특별한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명절 분위기를 틈탄 유사한 범죄가 우려됨에 따라 장터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