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주회에서
어느 연주회에서
  • 거제신문
  • 승인 200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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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석 /한나라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삶과 문화의 변화

우리의 삶과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문화여건상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많았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도 이를 가르치는 학원이 없었다.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지만 도장이 없었다.

문화란 지식, 신앙, 예술, 도덕, 관습, 법률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류의 지식과 신념 그리고 행위의 총체가 바로 문화인 것이다. 정치문화, 사회문화, 스포츠문화, 기업문화, 조직문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문화가 이뤄지고 있다.

인류의 물질적인 소산인 문명과는 달리 대학문화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문화속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UCC(University Creative Contents)라 하여 UCC와 문화산업, 정치, 저작권, 비즈니스 등에서 활발한 교류와 주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안에서의 문화활동

지역안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이 있었지만 얼마 전에 거제시민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어느 학원의 ‘제14회 플롯과 두 대의 피아노’라는 연주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참여한 대부분이 초등학생이었다. 연주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피아노의 부드러운 선율과 혀끝에서 나오는 힘차고 박진감있는 플루트의 연주는 깊어가는 밤에 모인 청중을 향해 향기로운 음률로 축복해 주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녀석도 이날 연주회에 참여했다. 서양의 성악가들이 즐겨 입는 나비넥타이와 양복차림의 멋쩍은 모습과 옆에선 6학년쯤으로 보이는 남녀 두 학생의 의상도 고왔다.

유난히 흰 원피스형의 드레스와 궁중복 비슷한 플루트의 연주복을 차려입은 모습만 보아도 현재의 우리지역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 같았다.

거기에다 거제시문화예술의 상징인 최첨단 시설들인 조명과 무대디자인 그리고 색상에서부터 예술의 신선함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문화를 이를 구체화시키는 예술은 삶을 더욱 향기롭게 해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시키느냐이다. 결코 일회성이 아닌 생활 속에서 묻어나야 한다.

가족과 함께 그리고 학교에서와 사회에서 이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철 따라 다양한 대회가 유치되고, 이들을 격려해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뒷받침 되어야겠다.

어쩌면 이들이 열심히 준비해서 연주회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그 다음 전혀 다른 환경속에서 피땀 흘린 이런 노력과 정서를 잊어버린다면 아 내가 그때 연주를 했는데 하는 기억만이 머물고 말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읽혀온 문화예술적인 취향과 능력이 그들의 성장과 함께 평생의 삶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발전, 유지되도록 문화저변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문화의 만끽과 출구

좀 더 다양한 장르의 문화적인 공간이 필요할 때이다. 비록 어느 작은 학원하나가 시도한 연주회이지만 그 내용은 풍성했다.

많은 유명예술인들이 끊임없이 거제를 찾고 있다. 경제가 풍부한 거제에 이제 예술의 터전이 성장할 수 있는 문화의 기반이 갖추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증거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연주시키는 훈련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약방에 감초가 된 것이다.

날마다 각박해지는 현실속에서 그리고 치열한 경쟁속에서 우리의 후대들이 머리를 식히며 마음을 두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이들의 진정한 출구는 무엇일까? 바로 문화와 예술이 아닐까?

이것이야말로 이 연주회에서 내가 판단한 기성세대가 우리의 후대들에게 책임져야 할 참된 생명을 살릴 헌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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